8·2 부동산대책 여파로 이번 달 부동산업 체감경기가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부동산·임대업 업황BSI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74였다. 지난해 5월(72)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8·2 부동산대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임대업을 포함한 전체 비제조업 업황BSI는 75로 지난달에 비해 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도·소매업(72)이 휴가철 영향으로 산업재 거래가 감소하면서 6포인트 떨어졌다. 운수업(76)도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달 비제조업 업황BSI는 78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왔던 제조업 업황BSI는 5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6월 4포인트 내린 78을 기록하면서 장기평균(80) 아래로 떨어진 뒤 횡보 중이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 업황BSI가 장기평균선 아래에서 횡보하고 있다”며 “수출이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이후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석유정제·코크스(70)는 유가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확대와 수출 호조에 힘 입어 16포인트 뛰었다. 1차금속(81), 전기장비(83)도 각각 4포인트, 2포인트씩 올랐다.
반면 고무·플라스틱(78)과 기계장비(77)는 수출 둔화 등으로 각각 6포인트, 5포인트 내렸다. 비금속광물(72)도 8포인트로 하락폭이 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업체들이 지난달에 비해 각각 0.7%포인트, 1.4%포인트 늘었다. 이달 중순 불거진 북한 리스크로 외환·주식시장이 출렁이는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하면 현재 경기가 좋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적다는 뜻이다. 이달 BSI는 한은이 지난 11~21일 전국 2,918개 업체(응답 기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