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고인돌] 조선시대 장애인제도의 핵심은 자립

정창권 고려대 교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

28일 신명중학교 방과후 인문학 특강으로 열려

정창권(사진) 고려대 교수가 지난 28일 신명중학교에서 조선시대 장애인의 삶과 사회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정창권(사진) 고려대 교수가 지난 28일 신명중학교에서 조선시대 장애인의 삶과 사회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조선시대에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있었지만, 사회적 편견은 지금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답니다. 격리하고 일방적인 보호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능력에 맞는 일을 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던 것이지요. 왕에게 능력을 인정받은 재상 중에서도 신체적 장애가 있었지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도 많았답니다.”

지난 28일 신명중학교 세미나실에는 정창권(사진) 고려대 교양교직부 교수의 고인돌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이 방과 후 인문학 특강 형식으로 열렸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5회째다. 강동도서관이 지역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이번 강연에는 신청자 50여명이 참가했다.


정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장애인을 무시하고 깔보지 않았다”면서 “시각 장애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궁형을 당해 신체가 훼손된 자라고 해도 문을 지키는 일을 주흔 등 장애인 모두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기록이 홍대용의 담헌서에 남아있다. 몸이 불편하다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없다고 단정을 내리지 않고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주고 이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나라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 교수는 시각장애를 앓으면서도 한글을 창제하는 등 굵직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을 비롯해 선조, 숙종, 순종 등 정신적 신체적 장애가 있었던 왕을 비롯해 장애를 딛고 업적을 남긴 재상들을 소개하면서 조선시대 장애인에 대한 시대적 상황을 설명했다. 척추장애인이었던 세종대 좌의정 허조를 비롯해 간질장애를 앓았던 중종대 우의정 권균, 시각장애인이었던 인조대 팔도도원수 장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총 3강으로 준비한 이번 강좌는 1강. 차이를 극복하다 세종시대 척추장애 재상 허조, 2강. 대중의 인기를 누리다 전문 이야기꾼과 책장수, 3강. 물맛을 감별하다 물도사 수선이 말하는 조선생활사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그램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를 오는 12월까지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