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미국이 손 내밀어도 도발 감행...한반도 정세 요동치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 이상 사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괌 도발’ 검토 위협으로 크게 고조된 긴장이 다소 완화된 듯한 시점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 수뇌부는 핵·탄도미사일 시험 중단과 도발적 언행 중단 등으로 대화 재개의 ‘문턱’을 사실상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두고는 ‘도발 자제’로 평했다.


이번 도발은 이같은 국면 전환이 기대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일로 보인다.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지난 26일 발사체의 발사보다 크게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는 모양과 의제(비핵화)로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며 대화 테이블에 앉기 전까지 최대한 핵·미사일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북한의 의지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최근 ‘선 외교-후 군사옵션’으로 정리되는 듯한 상황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보복 공격에 대한 두려움 등 ‘심리적 저지선’을 넘어서게 한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한국과 미국이 대화를 간절해 보일 정도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한 다음에 대화에 나가도 괜찮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분석하고, “대화의 시기와 조건에 대한 결정 권한을 김정은에게 위임한 듯한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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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폭거’로 규정한데서 보듯, 자신들 머리 너머로 날아간 미사일을 지켜본 일본이 초강경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향후 ‘응수’와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풍계리에서 언제든 핵실험을 실시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이 작년처럼 9월 9일 정권수립일을 즈음해 6차 핵실험에 나섬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벼랑끝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동맹국에 가해진 고강도 위협에 대해 신규 안보리 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중국의 대북압박 견인에 박차를 가할지, 현재의 유화기조를 당분간 이어갈지에 대해 미국도 심각한 고민을 할 전망인다.

올 가을 중요한 정치일정인 당대회를 앞두고 한반도 정세 악화를 달가워하지 않을 중국이 어느 정도 수위로 북한을 압박할지도 또 하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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