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지주사 체제로 가는 롯데 지배구조 모범 보여라

롯데그룹 주요 4개 계열사가 29일 임시주총을 열어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계획을 의결했다. 롯데는 이들 계열사에 대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작업을 거쳐 10월 초 ‘롯데지주주식회사’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신동빈 회장의 그룹 쇄신안 선언 이후 2년여 만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롯데의 지주사 전환은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반길 만하다. 그간 형제간 갈등을 비롯한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롯데는 이번에 순환출자 고리가 67개에서 18개로 줄어들면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미래 변화에 따른 사업 재편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롯데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실질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상장 문제가 남아 있고 신 회장의 재판 역시 지배구조 개편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면서 투명경영을 정착시키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야말로 신 회장의 역할이자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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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집권 이후 재벌 개혁을 내세워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제력 집중 해소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국은 특정 기업의 경영구조에 일일이 간섭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주사의 경영권 행사를 더욱 까다롭게 만드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바짝 움츠러든 기업들 사이에서는 정책 변화에 갈피를 못 잡겠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은 당국이 강제로 밀어붙이거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사안이 아니다. 롯데처럼 기업 필요와 형편에 맞춰 소유·경영권 문제를 풀어가야만 경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당국이 공정한 경쟁환경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면서 기업 지배구조만이라도 시장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신중한 자세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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