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결렬이냐 지속이냐 금호타이어 향방 이르면 30일 결정

채권단 요구 상표권 계약 체결일 30일

금호산업 수용할 경우 박 회장 인수에 유리해질 듯

거부하면 매각 결렬 가능성 커져

금호타이어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매각전의 최종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상표권 협상 결론이 이르면 30일 나온다. 금호산업이 주주협의회(채권단)의 바람대로 금호타이어와 상표권 계약에 동의할 경우 매각전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살아나는 수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상표권 계약이 결렬될 경우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전은 사실상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에 빠지게 된다.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상표권 계약 체결이 확정된 이후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할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상표권 문제 해결을 앞으로 남은 매각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선결 요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에 금호산업측에 제시한 상표권 체결 기한인 30일 금호산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현 상황대로 박삼구 회장이 상표권 협상을 수용한다면 채권단은 이변이 없는 한 더블스타가 요구하는 가격 인하 요구안을 수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매각가격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떨어지는 주식매매계약(SPA) 변경이 있기 때문에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되살아 나게 된다. 채권단은 현재 박 회장이 풋백옵션(PBO)을 거는 등 추후 계열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형태만 아니라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모았다. 이에 추후 박 회장이 8,000억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면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박 회장이 인수를 마음먹는다면 애초 금호타이어 매각이 시작될 때 시장 예상가인 7,000억원 안팎보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기존에 맺은 계약 조건(0.2%요율, 5+15년 사용) 만큼 상표권료를 내고, 대신 금호산업이 요구하는 조건(0.5%에 20년 의무 사용) 만큼은 매년 금호타이어에 보전해 줄 계획이다. 채권단의 보전 금액은 약 2,7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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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이 최종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도 이 조건은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에 결국 박 회장은 8,000억원의 비용으로 인수한 뒤 2,700억원을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이에 따라 결국 박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는 5,300억원이 되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이미 상표권료 보전을 약속했기 때문에 박 회장 입장에서는 앞으로 받을 돈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2,700억원을 앞서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박 회장이 컨소시엄에서 마련해야 하는 실제 금액도 5,300억원 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하더라도 박 회장 측이 5,300억~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근본적으로 박 회장이 5,300억원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매각 협상은 난항을 겪게 된다.

채권단이 우려하는 점도 여기에 있다. 금호산업이 상표권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와 상표권 조건과 가격인하 요구 등을 놓고 동시에 협상을 다시 벌여야 하며 이 경우 매각 결렬의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채권단이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매각절차를 종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측은 현재 기존의 상표권 협상 내용을 수용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제안한 상표권 협상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30일에는 의사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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