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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이 눈물, 두 번은 없다

韓, 작년 10월 패배 설욕 다짐

신태용 "내 전력 분석 못했을 것"

케이로스 "죽을 힘 다해 뛰겠다"

두 '여우' 감독, 자존심 대결

신태용(왼쪽)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 /연합뉴스신태용(왼쪽)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4차전 원정경기 장면. 한국은 2012년부터 이란전 4경기에서 모두 0대1로 졌다.  /연합뉴스지난해 10월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4차전 원정경기 장면. 한국은 2012년부터 이란전 4경기에서 모두 0대1로 졌다. /연합뉴스



“이란 감독이 워낙 심리전에 강한 만큼 정보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출전 여부는 내일(31일) 경기장에서 공개하겠습니다.”

30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기자회견. 신태용(47) 한국 대표팀 감독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 이란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4·포르투갈) 감독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치 출신으로 잘 알려진 케이로스는 신경전을 즐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을 1대0으로 누른 뒤 한국팀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리던 장면을 국내 팬들은 잊지 못한다.

한국 대표팀은 빨간색 상·하의에 파란색 스타킹을 착용하고 이란전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 태극전사의 자긍심을 더욱 고취하려는 의도로 처음 이 조합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6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노리는 이날 6만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한국 대표팀은 빨간색 상·하의에 파란색 스타킹을 착용하고 이란전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 태극전사의 자긍심을 더욱 고취하려는 의도로 처음 이 조합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6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노리는 이날 6만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31일 오후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최종 예선 9차전을 앞두고도 케이로스는 한국 대표팀과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훈련장 환경이 열악하다며 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딴지를 걸더니 지난 29일에는 인터뷰를 자청해 “완벽한 환경이다. 한국과 경기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고 이란 선수들은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의 트집에 “우리가 이란 원정에서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새 발의 피’”라고 맞받아쳤던 신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는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려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언론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이란은 우리 대표팀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성격상 모든 정보를 오픈해서 공유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설명. 21일 첫 소집부터 철저하게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해온 신 감독은 “우리가 이란을 어떻게 부수겠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도 이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순간 방심으로 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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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진출이 가능한 A조 2위(승점 13)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에 1점 차로 쫓기는 한국은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20)과 사정이 크게 다르다. 이란을 꺾을 경우 같은 시각 우즈베키스탄-중국전 결과에 따라 그대로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지만 이기지 못하면 최종전인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큰 부담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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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전은 새로 출항한 신태용호와 6년 넘게 선장을 바꾸지 않은 케이로스호의 자존심 대결로 정리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이란전이 A매치 사령탑 데뷔전이다. 반면 케이로스는 2011년부터 쭉 이란을 이끌고 있다. 신 감독은 “오랫동안 한 명의 감독이 이끄는 것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며 “우리는 케이로스 감독의 이란을 철저히 분석했지만 이란은 내가 이끄는 우리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이란은 탄탄하게 조직력을 쌓았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에는 한국과 이란 모두 정상 전력으로 임하기 힘들다. 한국은 손흥민이 팔 골절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황희찬은 최근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이란은 골잡이 사르다르 아즈문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이 때문에 두 ‘여우 감독’의 지략 대결이 더 주목받고 있다.

케이로스는 “신태용 감독 체제의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가 맡았던 다른 팀들의 영상을 보며 파악하려 애썼다”며 “한국은 내일 죽을힘을 다해서 뛸 것이다. 이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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