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스마트워치가 ‘3세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 된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스마트워치 1세대가 시계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2015년 출시된 스마트워치 2세대는 3G·4G 등 통신칩을 탑재하고 통신기능을 강화했다. 이번에 속속 출시되는 3세대는 건강 기능을 한층 강화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제조사들은 3세대 스마트워치로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시큰둥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핏빗·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침체된 스마트워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건강 기능을 특화한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기능의 한계, 킬러콘텐츠 부재, 높은 가격 등 삼중고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급감한 270만대로 분석했다. 특히 구매자 셋 중 하나는 ‘예상보다 유용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조차 안 했다.
제조사들은 반전을 위해 ‘건강과 운동 기능 강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핏빗이다. 최근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핏빗 아이오닉’을 공개하면서 기어S와 애플워치에 도전장을 던졌다. 핏빗은 이 제품에 지난해와 올해 초 각각 인수한 패블, 백터의 핵심기술을 얹었다. 달리기 등 활동량을 가상으로 코치해주는 ‘핏빗 코치’, 수영할 때 스마트폰 없이도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한 ‘신규 수영모드’, 무호흡증과 같은 건강 트랙킹이 가능한 신규 센서 등 헬스 트랙킹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건강 기기’로서의 입지를 다져 판매량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선보일 애플워치도 수면·혈당체크 등 건강 추적 기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피를 뽑지 않고 혈당 수치를 추적할 수 있는 센서를 넣기 위해 전문기업까지 인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또 그동안 없었던 자체 통신기능을 추가함으로써 2세대를 뛰어넘어 3세대로 바로 진입을 시도한다. 지난해 배터리 문제로 LTE칩 탑재를 연기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LG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된다. 또 애플워치와 함께 배포되는 ‘워치OS4’에는 애플의 인공지능(AI) 비서 ‘시리’가 각종 정보를 화면에 표시해 주는 ‘시리 페이스’가 실린다. 만화경 페이스, 토이 스토리 캐릭터 페이스가 새로 지원되고 애플 뮤직앱 이용, 스포츠·건강 장비 사용을 위한 블루투스 연결 등이 가능하다. 애플워치는 오는 9월 12일 아이폰8과 함께 발표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반응은 예단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제조사들은 올해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화된 헬스 트랙킹 기능과 더불어 AI 기술이 주목 받게 되면 시장이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