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유리천장' 없는 상담원, 여성에겐 블루오션이죠

'LGU+ 고객센터 첫 여성임원' 고은정 아인텔레서비스 운영담당

부산고객센터 상담사 1기로 입사

팀장 등 거쳐 19년만에 별 달아

"단순 노동자 아닌 멀티플레이어

문제 해결력·상담지식 등 갖추고

능력 펼치면 성공 가능성 무궁무진"

고은정 LG유플러스 고객센터(아인텔레서비스) 담당.고은정 LG유플러스 고객센터(아인텔레서비스) 담당.


“저는 상담 업무를 박지성 축구선수의 역량에 비교합니다. 상담 업무 지식, 흐트러지지 않는 태도는 박 선수의 기초체력에 버금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고은정(44) LG유플러스 고객센터(아인텔레서비스) 담당은 “상담사는 귀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눈은 전산의 고객 기록을 확인하면서 손으로는 업무 처리를 하는 멀티플레이 전문가”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 담당은 부산고객센터 상담사 1기로 시작해 팀장·실장·센터장을 모두 거친 ‘상담 베테랑’이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고용노동청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입사해 2010년 홈 부산2센터장, 2013년 홈 부산1센터장, 2015년 모바일 부산1센터장을 거쳤다. 올 1월에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운영·채용·교육 등 전반을 책임지는 아인텔레서비스 운영담당 자리가 신설돼 승진,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임원급이 됐다. 입사 19년 만에 별을 단 것이다.

그는 “고객센터는 여성이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조직”이라며 “역량과 실력을 갖춘 여성들이 본인의 노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고 비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조직의 특성상 소위 여성의 ‘유리천장’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단순히 고객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대답하는 수준이 아닌, 마음을 읽고 문제 해결을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고도 덧붙였다.


고 담당은 업무 베테랑답게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가감 없이 풀어놓았다. 특히 선배들과의 원만한 관계와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무적으로 힘든 일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100% 공감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나보다 경험치가 높은 선배들과 가깝게 지내며 위로와 도움을 받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역량이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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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고 노래를 들으며 한두 시간 걸어서 퇴근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노하우를 소개하면서 “(업무로 인한) 감정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일환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상담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블랙컨슈머 대응 정책도 과감하게 바꿨다. 기존에는 모든 블랙컨슈머에게 세 번의 경고조치 및 담당 팀장의 판단에 따라 단선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상담사 개개인에게 단선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블랙컨슈머 유형을 △성희롱·음란성 △욕설·협박·비하 △업무 방해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각 바로 단선, 1회 경고 후 단선, 2회 경고 후 단선하는 식이다. 고 담당은 “고객들에 대한 더 나은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근로자로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난달부터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며 “회사가 상담사 개인을 보호해주려는 장치를 만들어줬다는 데 대해 직원의 80~90%가 ‘든든하다’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로봇이나 챗봇 등이 각종 분야에서 상담 업무를 대체하는 데 대해서는 “몇 년 전만 해도 평균 상담시간이 150~160초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200~220초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만큼 부가가치가 계속 쌓이고 있는 것으로 단순한 민원 같은 경우는 대체되겠지만 인간 상담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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