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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빅4 체제 지각변동]'만년 4위' 머물던 EY한영, 경쟁사 인력 폭풍영입

EY한영, 석달간 150여명 채용

덩치키워 국내 넘버3 이상 넘봐

안진·삼일은 골프·대체투자 등

전문분야 공략해 점유율 굳히기

로컬법인 공세에 빅4 쏠림 완화

3115A23 회계법인별 매출 현황 수정1




대우조선해양(042660)·한국항공우주(047810)(KAI) 등 분식회계 파문이 회계업계를 강타하며 철옹성 같던 ‘빅4’ 체제가 바뀌고 있다. 만년 4위에 머물렀던 EY한영은 인력을 흡수해 국내 법인의 덩치를 키움과 동시에 해외 법인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며 공격경영의 닻을 올렸다. 반면 분식회계 논란으로 내홍을 겪은 딜로이트안진은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며 클라이언트별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로컬 회계법인들은 법정관리 매물을 시작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 4대 회계법인에 쏠렸던 수급을 점차 완화하며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3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지난 5월 최준규 파트너를 차병원 그룹의 차 헬스시스템에서 영입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코리아데스크를 설립했다. 최 파트너는 KPMG, 딜로이트에서 감사업무를 전담한 감사 부문 전문가다. 코리아데스크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회사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도와줄 뿐 아니라 자문업무를 비롯해 한국 법인이 맡은 감사기업의 미국 자회사 감사도 진행한다. 기존에는 뉴욕·어바인·댈러스에 있었으나 LA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늘었다는 판단 아래 코리아데스크를 신설했다.


EY한영은 딜로이트안진이나 삼정KPMG 등에서 이직하는 인력도 흡수해 최근 2,000여명까지 늘렸다. 3월 말 전체 한국 법인1,855명의 인력이 한국 법인에 소속돼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석 달 만에 150여명을 늘린 셈이다. 갑자기 늘어난 인력 때문에 현재 서여의도 태영빌딩 5개층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지만 부족한 공간 때문에 추가로 사무실 임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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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형 회계법인들은 자신들만의 특화된 전략으로 점유율 굳히기에 나섰다. 분식회계 이슈 등으로 4대 회계법인 시장점유율이 하락함에 따라 로컬 회계법인들이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며 파이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 회계법인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말 53.3%에서 2년 만에 50.4%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분식회계 직격탄을 맞은 딜로이트안진은 전문인력들을 영입해 전문팀을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프 프로 등으로 구성된 골프장 인수합병(M&A) 전담팀에 이어 에너지 인프라 전담팀, 대체투자팀 등을 만들어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정KPMG도 골프장 전담팀을 구성하는가 하면 삼일PwC도 해외 대체투자팀을 구성해 부동산 투자 등 전문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안진에 이어 삼일PwC마저 사실상 산업은행에 출입금지를 당하자 한영의 글로벌 본사가 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글로벌 위상과는 달리 한국 법인의 점유율이 낮았는데 이번 기회로 4위를 탈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반면 삼덕회계법인·대주회계법인·신한회계법인 등 로컬 회계법인들은 부실채권 매각, 법정관리 매물을 시작으로 점유율을 넓혀 가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들이 관심이 없는 틈새시장부터 공략한 이들은 최근 딜로이트안진의 영업정지로 인해 수혜를 누리기도 했다. 엠케이전자·세종공업·남선알미늄 등은 로컬 회계법인으로 감사법인을 교체했고 예일회계법인은 부실채권(NPL) 영역에서는 ‘빅4’ 체제를 무너뜨렸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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