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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토리 가득한 해남] 봄이 오래 머무는 장춘숲길...文대통령 공부하던 대흥사...발길곳곳 숨은 사연들

703m·8개 봉우리의 두륜산

활엽수 밀림 이룬 '난대림 보고'

수십개의 탑이 늘어선 대흥사

사랑이 이뤄지는 절로도 유명

'장군의 아들' 촬영지 유선관은

판소리 등 예술·문화공간 변신

수적 열세 불구 日에 대승 거둔

이순신 명량대첩비도 자랑거리

두륜산 입구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길의 이름은 장춘(長春)숲길. 봄이 오래 머무는 숲이라는 뜻이다. 산 입구에서 대흥보전까지의 거리는 4㎞로 이 길을 숲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구간에 나무가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두륜산 입구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길의 이름은 장춘(長春)숲길. 봄이 오래 머무는 숲이라는 뜻이다. 산 입구에서 대흥보전까지의 거리는 4㎞로 이 길을 숲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구간에 나무가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남이라면 사람들은 흔히 ‘땅끝마을’을 떠올린다. 하지만 해남은 단순히 땅끝이라는 물리적 상징성만으로 국한되기에는 너무도 풍부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두륜산과 대흥사, 이순신과 명량대첩, 천일식당 등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든 콘텐츠와 스토리가 널려 있는 고장이다. 그중 남도에서도 명품 숲길을 자랑하는 대흥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하던 곳이라는 점 외에도 애틋한 얘기들이 가득한 절이다.

이른 아침에 두륜산 대흥사로 향했다. 두륜산 입구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길의 이름은 장춘(長春)숲길. 봄이 오래 머무는 숲이라는 뜻이다. 산 입구에서 대흥보전까지 거리는 4㎞로 이 길을 숲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구간에 나무가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른쪽에는 계곡을 끼고 있어 전국에 산재한 명품 숲길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높이 703m에 8개 봉우리를 거느린 두륜산이 남도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것은 지리산 다음으로 많은 수종이 분포하는 난대림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두륜산에는 평균 13도 이상에서 자생하는 활엽수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침엽수가 대부분인 중부지방의 산속과는 달리 햇볕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침침하다.

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는 숲길이 끝나는 곳에 다다르면 마침내 대흥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흥사는 20개 시군에 말사 50여곳을 거느린 종찰인데 승탑이 많은 절로도 유명하다. 절의 초입에 수십개의 탑들이 울타리 안에 늘어서 있는데 이 부도탑들은 사리를 모시는 탑이라고 해서 사리탑이라고도 불린다. 전희숙 해설사는 “탑들은 17세기에 조성된 것이 많은데 그중 서산대사탑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며 “이 탑들을 살펴보면 통일신라 시대 탑의 양식이 고려와 조선 시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흥사 초입에는 수십개의 탑들이 울타리 안에 늘어서 있는데 이 부도탑들은 사리를 모시는 탑이라고 해서 사리탑이라고도 불린다.대흥사 초입에는 수십개의 탑들이 울타리 안에 늘어서 있는데 이 부도탑들은 사리를 모시는 탑이라고 해서 사리탑이라고도 불린다.


대흥사는 대가의 글씨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절로도 유명하다. 대흥보전 현판의 추사글씨를 비롯해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대흥사는 기도의 효험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문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하던 곳이며 연인들이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해서 커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흥사 아래에 있는 여관 유선관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한옥여관 유선관으로 이름을 바꾼 유선여관은 지난 1923년에 지어졌다. 유선관이 애초에 여관용도로 쓰였던 것은 아니지만 대흥사를 찾는 객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여관으로 용도가 발전한 것이다.

대흥사 아래에 있는 여관 유선관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한옥여관 유선관으로 이름을 바꾼 유선여관은 1923년에 지어졌다.대흥사 아래에 있는 여관 유선관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한옥여관 유선관으로 이름을 바꾼 유선여관은 1923년에 지어졌다.


전 해설사는 “1960년대 광주유곽 출신의 한 기생이 사들여 유선여관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후 주인이 바뀌면서 유선관으로 개명했는데 세간에 알려진 것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되면서부터”라고 말했다. 이후 유선관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 ‘서편제’ ‘천년학’ 등이 촬영됐고 천년학 촬영 중에는 칠순을 맞은 임 감독이 이곳에서 생일상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선관은 이제 숙박업소로 영업하면서 판소리공연 등 예술공연을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정식과 함께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간단한 도토리묵과 동동주도 판매하고 있다. 한정식은 4인분 한 상에 10만원선.


절에서 내려온 발길은 해남군 문내면 동외리의 명량대첩비로 향했다. 명량대첩비는 이순신 장군이 승리를 거둔 명량대첩 내용을 기록해놓은 비석으로 1688년(숙종 14)에 건립됐다. 비석이 눈물을 흘리면 일본이 패망한다는 소문이 돌자 일제가 경복궁 근정전(勤政殿) 회랑으로 옮겨 놓았던 것을 해방 후 지역민들이 제자리로 가져다 놓았다. ‘통제사충무이공명량대첩비(統制使忠武李公鳴梁大捷碑)’라는 12글자는 김만중(金萬重)이 쓴 전서(篆書)이며 내용은 이민서(李敏敍), 글씨는 이정영(李正英)의 해서체다. 비문은 1686년(숙종 14)에 써졌으나 비석은 2년 뒤인 1688년 3월 전라우도수군절도사 박신주(朴新胄)가 세웠다. 보물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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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남군은 2017년 명량대첩축제를 오는 9월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울돌목 일원(진도 녹진 관광지, 해남 우수영관광지)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명량 대첩축제 10주년과 명량대첩 420주년을 맞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글·사진(해남)=우현석객원기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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