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결론 내린 검찰의 처분에 반발해 유족 측이 재정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31일 서울고법 형사 28부(김필곤 부장판사)는 천 화백의 유족이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낸 재정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정신청은 검찰에 낸 고소·고발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그 결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재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검찰에 공소 제기(기소) 명령을 내린다.
법원 관계자는 “재정신청을 하며 추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검찰에 기소를 명하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63)씨는 작년 4월 ‘미인도가 가짜인데 진품이라고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관련자 6명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해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마리 관장을 비롯한 관련자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미술관 전 학예실장 정모씨만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족 측은 “피의자들의 변명에 의존한 봐주기 수사”라며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법원은 이를 기각됐다. 항고도 기각되자 유족 측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정당한지 가려달라며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유족 측이 미인도를 공개 전시한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를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해 형사 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