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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동상이몽2’ 김혜경 “반찬 투정도 없는 이재명, ‘삼식이’ 아닌 착한 남편”

김혜경 “남편 이재명 아닌 내 편 들어주는 댓글 볼 때마다 쾌감”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 출연과 관련해 김혜경 씨에게 처음 부담으로 다가온 부분은 집을 노출하는 것이었다. 살림하는 주부로서 20년간 손때가 묻은 집 이곳저곳을 보여준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와 결심이 필요했던 일이었다.

“이 집에 산 지 오래 됐어요. 20년 정도 됐나? 도배도 안 했고, 여기저기 낡은 곳들도 있고, 마루는 다 긁히고… 어찌 됐든 저는 살림하는 주부잖아요. 그래서 흠 잡히지 않을까 걱정도 됐어요. 예쁜 것을 사다 놓고 싶고, 더 꾸미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사진=성남시청사진=성남시청


낯설 수 있는 남의 집 풍경이 익숙한 이유는, 사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 집 풍경, 혹은 친구네 집에 놀러 간 듯 평범한 이들 부부의 집에는 세월의 손때와 지혜가 묻어난 부분들이 많이 있다.

많은 물건 중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것 중 하나는 노끈을 묶어놓은 리모컨이었다. 리모컨에 노끈을 묶기 전까지, 리모컨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추는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 건 비단 한두 사람이 아닐 것이다. 미관을 포기한 노끈은 누가 봐도 편의를 위한 장치였다.

“사실 안방에서 주로 생활을 하는데, 항상 하는 일이 리모컨 찾는 일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이가 노끈을 가져오더라고요. 그리고 리모컨을 묶었는데, 이후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노끈이 헤져도, 가느다란 끈이 빠져 나오니 다 찾을 수 있고 다 보여서 뒤처리도 쉬워요. 여담이지만 학교 앞에 독립을 한 큰아들이 집에 와서 리모컨을 보더니 ‘대박’이라면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웃음)”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화제는 아들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방송을 보고 두 아들의 반응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김혜경 씨는 “첫째와 둘째의 반응이 약간씩 다르다”고 답했다.

“큰 아이는 고맙게도 엄마 아빠처럼 살 거라고 말을 해 주더라고요. 둘째는 ‘엄마 나는 누구와 뭘 맞추는 것이 힘들어’ 이러면서 밥도 혼자 먹고 혼자 영화를 보고…”

사진=성남시청사진=성남시청


‘동상이몽2’에서 보여주는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주말 풍경은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요소는 ‘동상이몽2’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이와 관련해 앞서 ‘동상이몽2’의 서혜진 PD는 가장 공감이 많이 되는 부부로 이재명-김혜경 부부를 꼽으며 “건강검진 편을 편집할 때 눈물이 났다. 방송을 보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또 나더라”고 일화를 말한 바 있다. 이를 전해주자 김혜경 씨 또한 미소 지으면서 “희한하게 보면서 저도 울었다”고 말했다.

“제 방송을 제가 보는데 울었어요. 우리 부부 뿐만이 아니라 오래 산 부부들이라면 다들 질곡이 있었지 않았겠어요. 앞으로 더 살아 나가야 할 그런 부부들의 애환들이 느껴져서 그런지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친구들을 만나면 부부관계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방송 직후 만나면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우리 부부의 에피소드가 돼요. 얼마 전 방영됐던 휴가 편을 본 친구가 제게 ‘나는 작년 크루즈 이후로는 이 생애 남편과의 휴가는 없다고 결심했다’고 말하더라고요.(웃음) 제가 먼저 터놔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 부분들을 편하게 이야기해요.”

현재 ‘동상이몽2’는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보여주는 신혼의 이야기, 김정근-이지애 부부가 보여주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결혼생활, 그리고 26년 차 부부 이재명-김혜경을 통해 아이들을 모두 독립시킨 후 둘이서 보내는 결혼생활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각각 다른 피드백들이 오가는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이 많이 된다는 평을 가장 많이 듣는 부부는 바로 이재명-김혜경 부부이다.


“‘동상이몽2’ 자체가 부부가 사는 모습을 ‘리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저희 부부가 앞선 부부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왔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서로 맞춰 살아가는 모습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웃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재미있는 것이 회차 마다 달리는 댓글이 다르거든요. 어떤 회를 보면 댓글에 ‘사모님 너무하십니다’고 달리는가 하면, 또 다른 회차에서는 ‘시장님 왜 그러세요’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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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댓글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을 했더니, 김혜경 씨는 “맞다. 쾌감이 있다”고 정말 해맑게 웃었다.

“서로 각자를 응원하는 댓글을 보여주면서 자랑해요. 저를 응원하는 댓글을 그이에게 보여주면서 ‘이번에는 내가 응원 받는다’고 말하면, 그이는 ‘에이 참, 이미지 버렸네’라고 말해요.(웃음) 물론 다른 이들이 배우자의 나쁜 소리를 할 때 속상할 때도 많죠. 그래도 한편으로는 ‘거봐라’ 싶을 때도 있어요. (웃음)”

‘강성’이라고 불렸던 이재명 시장에게 최근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동상이몽2’에서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으려 하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삼시세끼 집에서 밥을 먹으려 한다는 ‘삼식이’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혜경 씨는 “우리 남편이 자신이 삼식이가 됐다며 억울해 한다”고 웃었다.

“첫 촬영을 할 때 주말 일정이 그렇게 잡혔을 뿐, 요즘은 바빠져서 집에서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어요. 저도 안쓰러운 것이 남편이 밖에서 두 끼 이상 먹으면 속이 별로 안 좋아지거든요. 대부분 밀가루 아니면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잖아요.”

사진=SBS사진=SBS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부부였다. 삼식이라는 별명이 나오자, 평소에는 그러지 않으며 반찬 투정 한 번 하지 않는 착한 남편이라고 두둔에 나선 것이다.

“저희 남편은 단 한 번도 반찬 투정을 한 적이 없어요. 며칠이 지난 반찬을 꺼내줘도 군소리 없이 잘 먹어요. 솔직히 밖에서 먹고 들어오면 몸은 편하지만, 안쓰럽죠. 그래서 그런지 삼식이라는 소리에 가끔 억울해해요. (웃음)”

혹시 ‘동상이몽2’를 촬영하면서 억울한 것이라든지, 해명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혜경 씨는 “있다. 나도 스튜디오에 나가서 해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이가 스튜디오에서 말하는 것을 가만 들어보면 본인 위주로만 변명을 하더라고요. 저도 한 번 나가야겠어요. 가장 억울했던 것이 ‘자기야’라고 부르는 호칭이었어요. 몰랐는데 VCR을 봤더니 제가 ‘자기야’를 접두사, 접미사인 것처럼 많이 부르더라고요. 어찌됐든 저희도 나이가 있는데 ‘자기야’는 아닌 것 같아서, 제가 남편에게 호칭을 바꿔 부르는 건 어떠냐고 물어봤죠. 제가 먼저 ‘여보’라고 바꿔야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남편이 싫어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야 호칭이 더 좋다고, 고치지 말라고 해 놓고서 정작 스튜디오에서는 그에 대해 말 한마디를 안 하는 거 있죠.”

지금이라도 호칭을 바꿀 생각은 없냐고 물어봤더니 김혜경 씨는 웃으면서 “방송을 위해서 호칭을 바꿔버리면 그건 더 이상 ‘리얼’이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자기야가 아닌 호칭은 부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다만 부르는 빈도는 조금 줄이려고요. JTBC ‘효리네 민박’을 보면서 이효리씨가 ‘오빠’를 엄청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제 방송을 보니, 저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더라고요. 하하.”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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