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유정 낙마에 거세지는 ‘조국 책임론’

文정부 115일 ‘5번째 낙마’… 박성진 후보자가 아슬

야당 “靑 인사라인 검증·정무 판단에 문제” 비판

조국(오른쪽)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과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조국(오른쪽)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과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명 24일 만인 1일 전격 사퇴하자 야당이 또다시 조국 민정수석이 중심인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한 문책론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자의 낙마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이미 5번째다.

이 후보자는 비상장·코스닥 주식 투자로 불과 1년 반 만에 2억 9,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12억원 넘게 ‘대박’을 터트리며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의혹과 관련해 진정서가 접수될 경우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권변호사로 알려진 이 후보자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에 대한 투자로 단기간에 무려 5배나 ‘뻥튀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 정부의 도덕성에도 적잖은 생채기를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자 사퇴로 새 정부에서 낙마한 인사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뉴라이트 역사관과 ‘창조과학’ 활동 논란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문재인 정부의 우군인 정의당까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위기에 몰려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일 현재 115일을 맞았지만, 초대 내각 진용이 완성되기는커녕 잇단 ‘인사 참사’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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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낙마자가 잇따르자 야당은 청와대 인사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인사검증 실패에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판단을 흐리게 한 인사 추천·검증 관련 참모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인사 추천에서 검증까지 총괄하는 두 축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 것이다.

국민의당 역시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가 당연하다면서 한 발 더 나아가 박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사퇴 의사 표명을 존중한다는 똑같은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인사 책임론의 당사자인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된 게 아닌 만큼 사퇴가 의혹을 인정했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박 후보자에 대해서도 ‘결정적 하자’가 없는 만큼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잔뜩 벼르고 있어 추가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잇따른 인사 잡음이 오는 4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에 대한 국회 표결에도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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