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분기 건설업 생산이 1.3% 감소하면서 2년6개월 만에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0.3%에 그쳐 전 분기의 5% 수준으로 폭락했다.
주택공급과잉 우려와 8·2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하반기 ‘찬바람’이 우려됐던 건설경기는 이미 둔화가 시작된 모양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4~6월 동안 건설업 성장률은 -1.3%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속보치(0.3%)보다 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14년 4·4분기(-1.4%) 이후 2년 반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 분기 증가율 5.3%에 비하면 큰 폭으로 위축됐다.
주거용 건물과 토목 건설 모두 감소했다. 주거용 건물 건설(-0.7%)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역시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도로·철도 등 토목 건설 성장률도 -4%였다. 올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전년 대비 6.6% 깎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임시영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은 “주거용 건물 착공면적이 2·4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면서 “건설 부문은 전반적으로 착공면적이나 허가면적 등이 전기 대비 줄어들면서 앞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도 증가율도 0.3%에 그쳤다. 전 분기(6.8%)에 비하면 성장세가 95% 쪼그라들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건설투자는 이미 둔화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앞으로 건설 부문은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건설 부문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전달보다 30.8% 줄어 지난해 9월(-39.1%)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투자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 수요도 떨어질 요인만 남았다. LG경제연구원의 지난 4월 ‘2017~2021 중기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1~2013년 3년간 평균 21만5,000호에서 2014년 이후 지난 3년간 연평균 29만4,000호로 증가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총 36만호, 42만호에 이를 전망으로 건설사들은 이미 공급과잉 우려에 물량 줄이기에 들어갔다.
가계빚 조이기에 나선 정부의 규제 강화도 건설업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미 주택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8·2 부동산대책으로 매매가 실종되는 이른바 ‘거래 절벽’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건설 경기 ‘찬바람’이 전체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투자는 2015년 이후 우리 경제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급격한 경제위축을 막는 역할을 해왔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 2.8% 중 건설투자 기여도는 1.6%포인트에 달했다. 지난 1·4분기에도 건설업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로 전체 내수 성장기여도(2%)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