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주가 정보기술(IT)주들이 조정을 겪고 있는 사이 기관들의 러브콜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유 업종은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요동을 치며 정제마진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18만8,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19만2,000원으로 5년 만에 20만원 돌파를 시도했지만 잠시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정유 업종이 최근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시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20만원은 물론 시가총액 20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시총 20조원을 돌파하면 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의 이어 SK그룹 내 시총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현재는 SK㈜가 19조원, SK텔레콤이 20조원의 시총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우선 정유 업종 시황 회복이다.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 수준이다. 여기다 최근 미국 허리케인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요동치며 정제 수익성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 전일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8대1대1 배터리 개발을 완료해 양산에 돌입한다는 뉴스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연간 3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유 업황은 과거 황금기(골든 에이지)였던 지난 2004~2007년, 2010~2011년에 이은 제3의 호황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으로 차익실현 부담이 있지만 단기 주가조정 시마다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화학주에서는 LG화학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이날 1.58% 내린 37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LG화학은 한 달 새 시총 순위를 여섯 계단이나 뛰어오를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 기대감에 주가는 8월에만 15.55%나 올랐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코스피가 조정기에 접어들며 에너지·화학 ETF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24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상품별 수익률(지난달 30일 기준)을 파악한 결과 상위 1∼10위를 에너지·화학 ETF와 200선물인버스2배 ETF가 싹쓸이했다.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가 9.77%의 수익률로 가장 성과가 좋았고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와 한화ARIRANG200선물인버스2X증권ETF(주식-파생)가 각각 8.7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