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단독]예탁결제원,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내린다

"지나치게 비싸다" 지적에

33개국 시장 결제 수수료

내달부터 평균 37%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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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이 부과하는 해외 예탁·결제 관련 수수료가 인하된다. 증권 유관기관이 관련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가 과도하게 비싸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며 뒤늦게 예탁결제원이 의견을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해외 주식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본지 6월5일자 21면 참조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다음달 1일부터 33개국 해외 시장의 결제 수수료를 평균 37%가량 내린다. 국가별 인하율은 중국의 선강퉁·후강퉁이 11%, 일본 47%, 홍콩 33% 등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1건당 결제 수수료가 30달러에서 21달러로 낮아진다. 외화증권 매매거래 결제건수가 많은 선강퉁과 후강퉁 시장은 연간 2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자본시장법 제61조에 따라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집중예탁 의무에 따라 반드시 예탁결제원을 통해야 한다. 예탁결제원은 위탁받은 해외 주식을 씨티은행이나 HSBC 등 외국 보관기관에 외화계좌를 개설해 보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해외 주식 업무가 늘어나며 지난 2014년부터 외화증권 예탁·결제 비용을 부과했다. 투자자들은 매번 결제할 때마다 최저 2달러에서 최고 50달러까지 수수료를 낸다. 독점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예탁결제원은 해외 주식 수수료 수입만 한 해 100억원에 달한다. 비싼 수수료로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매매 서비스가 온라인화됐음에도 고객 수수료율을 낮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외화증권 규모는 올해 7월 말 기준 342억달러로 전년 동월(265억달러)보다 29.1%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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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예탁결제원은 이 같은 불만에 대해 안정성이 있는 외국 보관기관들을 선별해 거래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증권사들이 고객들의 해외 주문을 모아 예탁결제원에 넘기면 예탁결제원은 하나의 계좌를 통해 외국 보관기관에 알린 뒤 해외 증권사 등에 통보, 매매 결제를 끝낸다. 증권사들이 별도로 해외 보관기관과 계약을 맺고 거래를 하는 것보다 여러 증권사들의 주문을 한 번에 모아 하는 것이 안정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예탁결제원의 수수료 인하 조치는 겉으로는 고객인 증권사의 불만을 반영한 듯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해외 주식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매년 높아지는 비싼 해외 주식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며 올 6월 금융당국은 시정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고 집중예탁 의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까지 했다. 독점적 지위가 박탈될 것을 우려한 예탁결제원은 보관기관과 수수료 인하에 대한 협의했고 뒤늦게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예탁결제원이 해외 주식 결제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수료를 일정 수준 내린다고 하더라도 수익 구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좀 더 일찌감치 수수료를 낮춰 시장을 더 활성화시켰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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