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법 "대통령 당선 무효"

케냐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이 무효화되면서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케냐 대법원은 1일(현지시간) 지난달 8일 대선에서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고 60일 이내에 선거를 다시 치르라고 판결했다.

대법관 6명 가운데 4명은 대선 투표 집계 과정에서 변칙과 불법적인 오류가 발견됐다며 이번 판결을 지지했다. 데이비드 마라가 대법원장은 법정에서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대선을 헌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시행하는 데 실패하거나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케냐 야권연합의 라일라 오딩가는 “오늘은 케냐는 물론 아프리카의 역사적인 날이며 케냐인들의 번영을 위한 조치가 내려졌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앞서 오딩가는 대선에서 선관위 전산망이 해킹당해 선거결과가 조작됐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선관위는 지난달 11일 케냐타 대통령이 54.27%의 득표율을 기록해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판결로 케냐타 대통령 지지자와 야권 지지 세력 간 충돌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대선 직후 경찰이 거리 시위를 벌인 야권 지지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24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