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내시경 내비게이션' 시스템 구축...고난도 축농증 수술도 거뜬

[똑똑! 전문병원] <6>하나이비인후과병원

작년 10만여명 외래 진료...축농증 등 2,469명 수술

만성 축농증은 감기·비염 제때 치료 안하면 잘 생겨

염증 심하지 않을 땐 안전한 '풍선 확장술' 고려할만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전문의가 내시경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축농증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수술부위를 확대한 영상을 보며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이비인후과병원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전문의가 내시경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축농증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수술부위를 확대한 영상을 보며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이비인후과병원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지난해 10만여명의 외래환자가 찾은 국내 첫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이다. 지난해 2,469명 환자에게 축농증(코 부비동염) 등을 수술해 이 분야에서는 웬만한 대학병원을 앞선다. 코·귀·목구멍 분야에 10명, 내과·마취과 1명씩 총 12명의 전문의가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은 전국에 딱 2곳뿐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수술실 3개, 33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같은 이름을 쓰는 43개 하나이비인후과 네트워크의 본원 역할을 하고 있다. 축농증 등 부위를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는 내시경 내비게이션 시스템,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간편하게 시술할 수 있는 풍선 카테터 확장술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올해 초 최신 수면다원검사 기기를 갖춘 코골이·수면센터를 개설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도 강화했다.

축농증은 연간 진료인원이 600만명에 이르는 흔한 질환이다. 30%가량이 9세 이하 어린이다.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잘 걸리고 부비동의 입구가 성인보다 작아 코점막이 조금만 부어도 코로 이어지는 통로가 막혀 축농증으로 쉽게 진행된다.

부비동은 코 주위의 얼굴 뼛속에 공기가 채워져 있는 빈 공간으로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외부에서 들이마시는 공기에 대한 가습, 콧속 압력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부비동 점막이 감기·치과질환 등을 일으킨 세균·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염증으로 부어 코와 연결되는 통로가 막혀 누런 고름성 콧물로 들어찬다. 이런 상태가 4주 안에 사라지면 급성,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 축농증이라고 한다.

출처: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출처: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


만성 축농증은 감기, 알레르기 비염, 급성 축농증 등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거나 콧구멍을 2개로 나누는 칸막이뼈(비중격)가 휘어진 경우 잘 생긴다.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 꽃가루 등이 날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지는 봄·가을에 축농증 진료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축농증이 있으면 코막힘, 얼굴 통증, 두통이 생기고 후각·집중력이 떨어진다. 심하면 중이염·기관지염을 초래한다. 기관지 천식이 있으면 이런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누런 콧물이 목 쪽으로 넘어가면 기침을 유발한다.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축농증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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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축농증이라도 약물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있으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 정도광 병원장은 “증상과 지속성, 코 내시경 검사, 부비동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등을 종합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며 “연간 800건 정도 내시경으로 축농증 수술을 하는데 30%가량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정밀수술”이라고 소개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의사가 환자의 CT 영상을 재구성한 3차원 화면으로 중요 인체조직과 병변의 위치·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술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부비동은 뇌·눈과 인접해 있어 수술기구인 미세 절삭기를 잘못 조작하면 시신경 손상이나 뇌막염·뇌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부비동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수술 뒤 재발한 경우, 염증 부위가 위험한 경우, 콧속 용종 등을 제거할 때 활용된다.

염증이 심하지 않으면 어린이·노인·임신부에게도 안전한 풍선 카테터 수술로 출혈·통증 없이 부비동~코 연결통로를 넓혀주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70%가량은 콧구멍 칸막이 등이 휘어져 있다. 비중격만곡증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코막힘·두통·코피나 축농증 등이 잘 생기거나 심해지면 곧게 펴주는 수술(비중격성형술)을 받는 게 좋다. 심한 코막힘을 방치하면 잘 때도 입으로 숨을 쉬게 돼 얼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비염·축농증을 동반한 경우 부기를 가라앉히는 약물 치료를 한 뒤 휘어진 뼈와 연골부를 잘라내거나 적절한 교정술을 통해 바로잡는다. 정 원장은 “코 모양 변화를 막기 위해 휘어진 부분을 최소한만 제거하는 선에서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약 3~4주 동안 일주일에 1~3회 외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코막힘이 심한 환자에게는 원인·증상에 따라 고주파, 아르곤 플라즈마 가스 등으로 코점막의 부피를 줄여주고 굳은살로 변형시켜 꽃가루 등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해준다.

목젖의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나 목젖 위에 있는 인두편도(아데노이드)가 너무 커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이 심한 어린이(생후 36개월, 몸무게 15㎏ 이상) 등은 고주파 절제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편도의 피막을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이 없고 통증·출혈이 적어 수술 3일 이후 일반식으로 식사할 수 있다. 다만 편도선 주위 농양, 만성 편도선염 같은 염증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경우라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편도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좋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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