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중도금 40%까지 빌려주는 강남 새 아파트 잇따른다

'현금부자만 강남 청약독식' 비판에

래미안강남포레스트 등 긍정 검토

건설사-은행, 실수요자 대출 알선

집값하락·연체 가능성 적어 '윈윈'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권에서 중도금의 4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8·2대책 이후 분양가를 낮춘 강남 아파트가 현금부자들만을 위한 ‘로또 아파트’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자, 건설사들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을 위해 대출 알선에 나서고 있다.

3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중 분양예정인 래미안강남포레스트에 대해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단지는 개포시영을 총 2,296가구로 재건축해 전용면적 59~136㎡ 208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오는 8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집값 하락 우려가 없는 강남 인기 단지에 대해 시공사가 대출보증만 선다면 40%까지 중도금 대출을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며 “건설사들도 실수요자들에게 청약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강남권 아파트 중도금 대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위험으로 3%대의 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역시 대출 보증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계산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대출보증액 만큼 우발채무로 잡히지만 실제 연체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재무적 위험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대출 가능한 가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도 깔렸다. 시공사가 대출 알선은 해주지만, 실제 은행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 등의 이유로 대출 제한을 받는 가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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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도 당초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GS건설이 신한은행에 신용보증을 제공, 중도금 40%까지 3% 중반대 금리로 대출을 알선해주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보증을 중단해왔다.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200만~4,500만원에 달해 소형(전용 59㎡)이라도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따라 최소 7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재력가들만 강남 아파트 청약이 가능했다. 게다가 HUG의 분양가 인상 억제로 강남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는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부동산 대책’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역시 분양가가 최종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예상됐던 공급면적 3.3㎡ 당 4,600만원보다는 200만~3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의 강남 로또 아파트가 될 공산이 크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시공사가 신용보증을 통해 대출 알선을 해주는 분양 단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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