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9월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에 주가 조정의 가능성이 높다. 또 이달에는 새 회계연도의 예산을 결정하는 미국 의회가 개회하기 때문에 정치적 변동성도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 세제 개혁안, 부채한도 증액, 내년 예산안 등 주요 안건의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간의 다소 부담스러운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특히 의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발언을 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8월에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발언 등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연방정부 폐쇄 언급, 잭슨홀 미팅 경계감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은 경험적으로 거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9월 이벤트 리스크 영향을 8월 조정을 통해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추가적인 조정 폭은 어디까지일까. 경험적으로 볼 때 코스피지수의 적정가치 대비 실제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의 저점은 지난 2013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로 자산가치 대비 94%까지 급락했다. 또 현재 기업들의 실적과 자산가치에 비춰 해석해보면 현재 코스피 2,300포인트는 과거 코스피 2,000포인트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저점을 2,300포인트 정도로 보는 이유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7월과 8월에도 두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이 지속되고 있고 9월에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교역도 물량지수를 기준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제조업 주요 가격지표도 여전히 호조세다. 상반기와 같이 수출 증가를 바탕으로 한 제조업 매출액 개선 국면이 진행될 것이다. 특히 전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상대적인 실적 부진과 대우조선 사태 등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실적개선 폭은 기대할 만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 이익추정치 하향 조정은 9월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실적이 발표되는 10~11월 중에서는 재차 상향 조정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매물과 여러 가지 악재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반대로 큰 폭의 개선을 보이고 있는 기업실적은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9월 말 이후 어닝시즌에서 이익 성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악재가 커 보이는 9월 조정 국면에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