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불거진 ‘금융홀대론’에 대해 4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그런 우려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금융과 실물경제는 상호보완적”이라며 “금융이 실물경제에 보다 원활하게 지원하고 이를 통해 금융산업도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부문 쇄신 방향과 ‘생산적 금융’의 주요 과제 추진계획을 설명하던 중 “‘금융홀대론’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바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먼저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이 금융산업으로 독자적으로 발전하기보다 다른 산업을 지원하는 하부 산업으로만 취급되다는 시각과, 새 정부가 서민·취약계층 지원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금융회사 본연의 속성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다. 문 대통령 대선 공약집에서부터 금융산업 육성 관련한 정책은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금융’이 빠진 ‘경제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특히 지난 6월 문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처음으로 금융권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금융홀대론’은 극에 달했다.
최근 흘러나오는 차기 금융감독원장 내정설도 금융 홀대론을 다시 부추기고 있다. 하마평에 오른 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최 위원장은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과 금융도 높은 부가가치를 산출해낼 수 있도록 독자적 산업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시각은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오히려 서로 연결되고 상호 보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데어 터너 전 영국 금융감독청(FSA) 청장의 저서를 인용해 “금융 부문이 실물경제와 지나치게 유리돼 독자적인 양적 확대만 추구하게 되면 결국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가져오고 실물경제의 발전도 위험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물경제의 성장과 발전이 금융산업의 발전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물경제 지원에 중점을 둔다고 해서 금융의 몫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체 파이를 키워 그로 인해 금융의 몫이 다시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실물경제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를 옥죄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보다 과감하게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