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각] 전대미문의 인구대책이 필요하다

최수문 사회부 차장

지난 1970~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산아제한 운동에 대한 기억이 있다. 현시점에서 정책을 놓고 보면 이는 실패작이다. 합계 출산율이 1%대를 간당간당하게 지키고 있는 현실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구시대 정책이다. 산아제한은 ‘인구폭발’에 대한 공포에서 나왔다. 1961년 산아제한 정책을 시작할 때 합계 출산율은 6명이었다. 1960년 한 해에만 109만명이 태어났다.

인구 증가세는 둔해지고 이제는 감소 우려까지 나온다. 과거에 사람들이 인구 감소를 예상 못한 이유가 있다. 역사상 평화로울 때 인구가 줄어든 것은 현대가 처음이다. 과거 수천 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전쟁이나 기아·전염병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이후 반등했다가 다시 줄어드는 순환을 계속했다. 그런데 대규모의 전쟁이 사라지고 생활 수준은 높아졌다.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1798)’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식량은 산술급수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할 만했다.


이론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평화롭고 소득은 올라가는데도 인구는 늘지 않았다. 개인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시큰둥해진 것이다. 선진국들이 직면한 이른바 ‘저출산·고령화 사회’다. 여기서 ‘저출산’이 원인이고 결과는 ‘고령화’다.

정부가 산아제한에서 돌변해 저출산 대책을 처음 논의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출산율은 1.12명이었다. 정부는 10여년 동안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정책을 쏟아냈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출산율은 1.17명, 겨우 40만명이 태어났다. 올해는 역대 최저인 1.03명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산장려 정책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사람이 애 낳는 기계냐’ ‘이미 세상에는 인구가 많다’ 등이 주요 논리다. 1987년 50억명이던 인류는 지금 70억명을 넘어섰다. 20억명 정도는 줄어도 되지 않느냐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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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고령화 때문이다. 인류가 10억명이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10억명이 모두 노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젊은 층, 즉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비생산적인 노인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된 1984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4.1%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14.0%까지 높아졌다. 철도 운영 회사는 적자로 비명이다.

고령화가 방치됐을 때 우리 사회가 견딜 수 있을까. 지금 대학생들이 정년이 되는 오는 2060년에는 노인의 비중이 41%가 될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은 충격적이다.

미래에는 전대미문의 인구 충격이 올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전대미문의 대책이 필요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자녀 3명이면 그냥 생활할 수 있도록 수당을 준다든지 거꾸로 무자녀 가구에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노인의 기준 나이를 올리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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