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AI로봇 석학' 카셀 교수 "사용자와의 추억·경험 축적…AI도 시간에 따라 변해야"

[서울경제·KETI 주관 'AI와 미래사회 대응방안']

사람-로봇, 상호작용때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져

사회적 인지능력 탑재한 AI야말로 인간의 협력자

저스틴 카셀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 사회적 인지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성남=송은석기자저스틴 카셀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 사회적 인지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성남=송은석기자




“사용자가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기존 AI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국에 있는 세계적인 프로축구팀’이라는 사실만을 나열합니다. 이와 달리 ‘사라’는 ‘말도 안돼. 아스널이 훨씬 잘하는 걸’이라고 대답하죠.”AI 로봇 분야 세계적 석학인 저스틴 카셀(Justine Cassell·58)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전자부품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사회적 인지, 미래 대화형 시스템의 설계(Designing the Conversational System of the Future, Social Awareness)’ 강연에서 영화 속에서 봐왔던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감정의 교류를 생생하게 설파했다. 2012년부터 다보스포럼의 세계미래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카셀 교수는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서 인간의 감정을 읽으면서 대화하는 AI 로봇 ‘사라’를 시연해 각국 정상을 비롯 참가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사라(SARA)는 ‘Socially-Aware Robot Assisatant’의 약자다.

카셀 교수는 “사라는 빅데이터가 쌓인 단순한 검색 엔진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알고리즘”이라며 “로봇과 사람 사이에 신뢰와 친근감, 즉 ‘라포(rapport : 신뢰와 친근감)’를 형성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에 라포로 설명되는 사회적 인지 능력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간 상호작용의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간의 대화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셀 교수는 처음 본 사이일 때 또는 친한 사이일 때 사람의 행동은 달라지는 실험 영상을 튼 뒤 친소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과 몸짓 등이 다르게 표현되는 점을 비교해 보여줬다. 그는 “사람이 누군가와 친밀해져 가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모든 언어적·비언어적 부분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일반화된 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AI 알고리즘에 적용했다”며 “사람의 표정만 해도 심리적 상태를 추론할 수 있는 60가지의 포인트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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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 교수는 AI가 시간에 따라 변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AI와 인간이 같이 보낸 시간이 길어지면, 이에 걸맞게 AI도 나이를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존재하는 로봇은 작동시킬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해 어제와 똑같이 오늘도 “안녕하세요. 무엇이 필요하세요?”라고 묻는 식이라는 것. 카셀 교수는 “AI 알고리즘에 시간 변수를 넣게 되면 사용자와의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고 어제 축적된 경험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셀 교수는 로봇과 인간이 협력할 때 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로봇이 사회적 인지 능력은 핵심 요소라고 힘주어 말했다. 카셀 교수는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자신의 의사와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상대방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며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질 때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며 행복감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구사하는 대화 전략을 인지할 때, 비로소 AI는 우리의 협력자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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