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KB금융 노조, 계열사 인선절차에 문제제기 '중단 요구'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이 시작된 가운데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이 인선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회장이 선임하거나 연임을 보장받은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만큼 현재 회장의 연임이 가능한 구조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우리사주 위임을 통해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해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노조협의회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회장 선임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KB노조협의회는 “현재 KB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최고경영자”라며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참여하고,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면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오는 11월20일 만료됨에 따라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해 마련한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내부출신 18명, 외부인 5명 등 총 23명의 후보군을 마련한 상태며, 오는 8일 확대위 회의를 열어 후보군 평가와 압축작업을 할 전망이다.


KB노조협의회는 “이번 경영승계 절차는 퇴보했다”며 “회장과 은행 부행장이 심사위원회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모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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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이 선임된 지난 2014년 인선때에는 회장추천위원회가 100여명의 전체 후보군을 16가지 항목으로 CEO 후보 자격을 평가하고 심층면접 구성 등을 상세히 전했다. 또 후보 본인 동의하에 압축후보군 명단을 공개하고 주주나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를 위한 회추위 간담회 진행 계획을 공개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회추위에 비해 이번 확대위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어 보인다”며 “현재와 같은 날치기 선임절차를 중단하지 않으면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이에 따라 우리사주를 위임받아 새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키로 결정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에 노조 추천으로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일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은 물론이고 독립적으로 경영진 이사의 직무집행 감시와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한편 KB금융은 2014년 ‘KB 사태’ 이후 재발방지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개선해왔다. 이에 따라 회장 인선 절차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만큼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 KB금융은 2016년 7월에 개최된 이사회에서 현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경영승계규정의 제정을 결의했다. 또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반기마다 회장 후보자군 관리를 의무화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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