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오프라인 중고자동차 유통사업부 SK엔카를 매각한다. 중고차 사업부문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돼 사업 확대에 제약이 커지자 중고차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8월29일자 1·13면 참조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엔카의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오는 18일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달 초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예상 거래대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1,000억~2,000억원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엔카는 전국 26개 직영센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반기보고서 기준 영업수익은 4,6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149억원의 수익을 올려 전년(6,633억원)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특히 글로벌 중고차 수출 사업 등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의 저변을 넓혔다.
SK그룹이 오프라인 중고차 사업부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은 데는 이 사업부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성장성이 멈춘 영향이 크다. 매장을 추가로 신설할 수 없는 등 사업 확대에 제약이 많이 생기자 아예 철수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온라인 사업부를 분리해 호주의 카세일즈와 50대49의 비율로 별도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 온라인 전담 사업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부는 SK지주회사에 남겨둔 상태였으나 이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오프라인 중고차 사업을 접는 대신 국내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를 비롯해 카셰어링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플랫폼 비즈니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매각은 사모투자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약에 위배될 수도 있는데다 기존의 사업부 임직원 지위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PEF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SK그룹은 기업 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아직 산정하지 않은 상태다. 온라인 사업부보다 오프라인 사업부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부채를 얼마 정도 포함시켜 매각을 할지 아직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IB와 회계법인들이 인수자를 찾아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며 “거래 대금은 인수 쪽에서 제안하는 구조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