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문재인 정부 경제팀이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제 완화와 제도 지원을 약속했다. 분배 정책에 밀려 조명받지 못했던 성장정책이 김동연 경제팀에 의해 강조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PLK 테크놀로지를 방문했다. PLK 테크놀로지는 현대자동차 사내벤처팀으로 출범해 분사한 뒤 사업화에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등 자율 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벤처 현장 방문에 관계부처 장관들이 함께 참석한 이유에 대해 경제팀이 함께 방문한 배경은 벤처 기업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그간 혁신 성장이나 시장, 기업의 기를 살리는 메시지가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를 비롯해 김상조 위원장 등은 혁신 성장 등을 강조하며 중소·벤처 기업을 위한 M&A 지원, 규제 철폐를 약속했다. 김 부총리는 “사람중심, 소득주도, 일자리 성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이지만 이것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한 축은 바로 혁신성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혁신 성장의 네 가지 축은 혁신 생태계와 인프라, 규제 철폐, 혁신 자본의 확충과 안전망, 혁신 거점 확충”이라며 “정부도 M&A 지원과 규제철폐, 산업클러스터 조정 등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10월 중 문재인 정부의 벤처로드맵인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기로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 개혁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도전 결합이 중요하다”며 “경제 정책 측면에서도 저희 공정위가 하는 공정 정책만으로 부족하고 산업정책이 결합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참석한 벤처 기업인들에 대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국무회의를 통해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정해졌다. 사전 허용하고 규제가 필요하면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도 “변화하는 세계에 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고민해 산업부가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동연 경제팀이 한 자리에 모여 혁신 성장을 강조했지만 역대 최대치인 예산과 비교해 혁신성장 예산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개별 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도 정책을 통해 혁신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당·정·청 간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보유세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당에서는 보유세에 대해 (인상 가능성을) 말할 수 있다”며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고 답했다. 가계부채 대책이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9월 중으로 발표하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