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들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다른 학생을 폭행해 시민들을 분노케 한 ‘부산 중학생 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희화·모욕한 사람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 중학생 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 사상경찰서는 페이스북에서 피해 학생을 희화화 하거나 모욕한 혐의(형법상 모욕)로 김모(21)씨와 김모(17)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는 최근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에 피해자 A(14)양의 부은 얼굴 사진을 게시하고 ‘라면을 먹고 부었다’는 표현을 남겼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거짓말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해당 페이지에서 이른바 ‘허언증 놀이 인증’ 차원으로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허언증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그걸 그대로 믿는 병 또는 증상을 뜻하며 최근 누리꾼들은 실제 허언증을 앓지 않으면서 거짓말을 올리는 놀이를 재미삼아 하곤 한다.
또 다른 피의자인 김군은 페이스북에 피해 여중생 얼굴에 선글라스와 담배 등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하고, 해당 사진에 성적인 조롱이 담긴 댓글을 달았다. 김군은 경찰에서 “인터넷에 유포된 피해자의 사진을 구해 스마트폰 앱 등으로 포토샵을 한 뒤 페이스북에 게시했다”며 “특별한 동기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두 명 외에도 인터넷에서 A양의 얼굴 사진을 합성하거나 모욕적인 댓글을 단 다른 작성자들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 관련 가짜 정보나 사건과 무관한 제 3자의 사진이 유포되는 등 무차별 신상털기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인터넷을 모니터링하고 유포된 내용을 삭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상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긴다. 앞서 대검찰청은 이번 일과 관련해 피해자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 모습이 담긴 폭행 동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도 가해행위이자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부산=조원진기자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