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사드 추가배치 … 출구 없는 유통 <上>]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中 사업 철수·축소"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드 보복은 장기화 될 것이 뻔하고요, 많은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철수 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것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결국 선택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버티느냐, 아니면 철수나 축소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통업계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사드 보복 해제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시장 철수를 속도 내는 업체도 등장하는 등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첫 출발은 이마트다. 중국 사업 철수를 밝힌 이마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중국 내 점포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이마트는 진출 20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게 됐다. 지난 1997년 2월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 소재 취양점을 시작으로 한때 점포를 26곳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입지 확보 및 현지화 실패로 지난 2011년 점포 11곳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해 현재는 6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중국에서 사드 보복의 표적이 되고 있는 롯데마트 고민에 빠졌다. 중국 당 대회 이후인 11월을 ‘분수령’으로 보고, 그때 이후에도 사드 보복 분위기가 걷히지 않으면 중국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게 롯데마트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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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는 중국인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이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장기전에 돌입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내심 했으나 사드 배치가 8일로 완료되면서 이제 ‘희망이 없어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일개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게 절망적”이라며 “‘6개월, 1년 단위로 회복되겠지’란 막연한 인식이 있었다면 이제는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업게는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해질 것을 우려해 중국 내 진출한 브랜드 상품 매출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진출해 있는 중국 내 판매점은 브랜드별로 평균 2,000~3,000개 정도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 씨앤씨의 경우 2006년 중국 북경에 첫 지점을 낸 후로 자사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점의 수는 직영점 100여개를 포함해 3,000개를 넘겼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2,000여개에 이르고 LG생활건강 산하 ‘후’,‘숨’ 등 주요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직영점만 400여개에 이른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이미 줄을 대로 줄었지만 내수가 있어 그나마 버티고 있다”며 “중국 내 판매점의 경우 중국인 의존도가 100%에 가까워 반한 감정에 따른 매출 감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드 추가 배치로 당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겠지만 언제 어떻게 해소될지 모른다는 점 자체가 화장품 업계에 오랜 시간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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