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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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치러졌던 2008년 미국의 한 TV 방송프로그램에서 느닷없이 과자 이름 하나가 튀어나왔다. 보수성향의 토크쇼 진행자인 존 매클로플린이 토론을 진행하면서 “버락 오바마는 ‘오레오’의 전형적 인물”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검은색 비스킷에 흰 크림이 들어 있는 오레오(Oreo)의 모양을 빗대 오바마에게 모욕을 준 셈이다. 미국에서는 오레오가 겉은 검지만 속은 희다며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을 일컫는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오리건주의 한 가게주인이 오레오 쿠키를 ‘대통령(Mr. President)’이라고 이름 지었다가 역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오레오를 절대 사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1912년 첫선을 보인 오레오는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5,000억개 이상 팔려나간 최장수 쿠키 브랜드다. 지금도 뉴욕 첼시마켓에는 예전의 과자 공장을 개조해 만든 쇼핑몰이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레오는 원래 스페인어로 미풍이나 상쾌한 공기를 뜻하지만 제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미국의 타임지는 금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Or’에서 유래했다는 이유로 색채설을 지지하고 있는 데 반해 그리스어 ‘Orea’처럼 산을 뜻한다는 형상설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조사인 나비스코의 공식 입장은 “우리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레오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100년 기념제품 등 한정판이라도 나오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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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차기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O’를 선보이면서 애칭으로 오레오를 선택했다고 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새 버전을 공개할 때마다 항상 디저트 이름을 코드명으로 붙여왔는데 오트밀·오렌지 등 유력 후보를 제치고 오레오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구글이 특정 회사의 제품을 선택했다며 의외라는 반응이지만 업계에서는 벌써 두 회사가 활발한 협업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나비스코는 구글 덕택에 세계인을 상대로 공짜 홍보를 즐기게 됐으니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듯하다. /정상범 논설위원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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