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훈풍 부는 바이오 투자…한달새 500억원 '훌쩍'

한미약품 사태 후 위축됐던 업계

지난달 거액 자금 유치 벤처 늘고

기술특례 상장 투자 열기 '후끈'

정부, 최대 출자 모태펀드 시동

1115A14 올해 8월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동향




한미약품 사태 이후 위축됐던 바이오 투자업계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부터 거액의 자금을 유치한 기업들이 크게 늘고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열기도 예년의 기세를 회복했다. 제약기업들이 연이어 투자조합을 결성하는가 하면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출자하는 모태펀드 사업도 시동을 거는 등 유동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한 항체의약품 개발 바이오벤처 앱클론의 공모주 청약 결과 13만 6,149주 모집에 1억 879여만 건이 접수돼 7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앱클론은 신약 연구개발 비용으로 인해 적자를 내고 있지만 뛰어난 기술성을 인정받아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한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입성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 피씨엘, 콜레라백신 제조기업 유바이오로직스의 청약 경쟁률이 각각 2대 1, 10대 1 수준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하면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신호”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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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창업투자회사(VC)의 바이오 기업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벤처캐피탈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창투사들이 제약·바이오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총 1,6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금(2,291억원)에 비해 26%나 줄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동물백신과 발기부전치료제 등을 개발·제조하는 씨티씨바이오는 지난달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달 퇴행성 질환과 통증 관련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지엘팜텍도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70억원을 투자받았다.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에이치엘비 역시 여러 창업투자회사로부터 12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창투사의 한 관계자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건수를 고려할 때 지난달 바이오업계에 투입된 자금만 해도 500억여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올 들어 VC의 월평균 투자가 250억여원 수준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바이오 투자에 대한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달에만 제약업계가 중심이 된 투자조합이 여러 곳 설립된 점이 주목된다. ‘보톡스’ 제품으로 유명한 메디톡스는 지난달 22일 101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메디톡스벤처투자’를 설립했다. 재생의학 바이오기업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도 같은 달 VC인 ‘수인베스트먼트’가 문을 열었고 이연제약도 100억원을 출자해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할 예정이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산업을 위주로 대규모 모태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바이오업계가 기대하는 호재 가운데 하나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신기술을 연구개발 하는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어 자본시장 활성화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최근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됨에 따라 신약 개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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