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결의를 시도한다. 미국이 추진하는 결의안에는 원유 금수조치 등 북한 김정은 정권의 목줄을 겨누는 제재들이 포함돼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난색을 보이면서 표결 당일까지도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지난 8일밤 “11일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문서를 통한 공식요청은 아니었으며 표결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5시(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까지도 별도의 안보리 소집일정은 공지되지 않았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거부권(veto)을 가진 상임이사국들의 물밑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상황에서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 찬성해야 한다. 유엔 안팎에서는 △미·중·러 중재안의 만장일치 채택 △중·러 기권 및 결의안 채택 △중·러 거부권 행사 및 결의안 부결 등 여러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미국은 결의안이 무산되는 상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책임을 중국과 러시아에 돌리면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독자제재를 시행할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의안 부결은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정면충돌로 이어지면서 북핵 해법의 외교적 지렛대가 실패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미국과 중국·러시아는 주말 내내 치열한 물밑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FP·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섬유·의류 제품 수출금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섬유·의류 수출은 석탄과 함께 북한 수출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또 원유 전면 봉쇄까지는 아니라도 제한적으로 또는 한시적으로 원유공급을 축소하는 중재안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