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할리마 야콥 당선인이 인종을 넘어 모든 싱가포르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대통령선거위원회(PEC)의 적격심사를 유일하게 통과해 단일후보 자격을 얻은 할리마 당선인이 13일 후보등록 절차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할리마 당선인은 14일 대통령관저인 이스타나궁에서 취임식을 열어 싱가포르 8대 대통령으로 등극한다.
할리마 당선인은 지난 2013년에도 첫 여성 국회의장직에 취임해 ‘유리천장을 깬 사람’으로 불린다.
할리마 당선인은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여성들도 누구나 용기를 갖고 노력하면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선거는 특정 인종집단에만 출마자격을 준 선거였지만 나는 인종·언어·종교·신념을 초월한 모두의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할리마 당선인은 소수인종 배려를 위해 싱가포르가 도입한 ‘대통령할당제’의 첫 혜택을 본 인물이다.
싱가포르는 1991년 대통령직선제 도입 이후 전체 인구의 74%를 차지하는 중국계가 대통령직을 독식하는 현상이 나타나자 다섯 차례의 임기 또는 30년 동안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소수인종에게 대통령 후보에 단독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도록 헌법을 고쳤다. 할리마 당선인은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하는 말레이계의 추천으로 출마해 표결절차 없이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