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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inSNS] 헌책방 지킴이 '설렘자판기'

국내 최초로 헌책을 파는 ‘설렘 자판기’의 모습. /사진제공=책잇아웃국내 최초로 헌책을 파는 ‘설렘 자판기’의 모습. /사진제공=책잇아웃




길을 걷다 분홍색 자판기가 보인다면 잠깐 멈춰 서보자. 당신의 마음이 한순간 설레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이 자판기는 국내 최초로 헌책을 파는 자판기다. 5,000원을 투입구에 넣고 ‘로맨스’ ‘추리’ ‘여행’ ’지식’ ‘자기계발’ 등 원하는 버튼을 누르면 책이 포장된 상태로 나온다. 무슨 책이 나올지 몰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해 ‘설렘 자판기’라는 이름도 붙었다. 겉포장을 뜯으면 장르별 헌책과 함께 그 책을 추천한 헌책방 사장님의 얼굴 사진이 있다. 왠지 책을 꼭 펼쳐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설렘 자판기를 만든 이는 대학생들이다. 국제 비영리단체인 인액터스(Enactus)에서 활동하는 연세대의 ‘책 it out(잇아웃)’ 팀이다. 이들은 서울 청계천 헌책방을 살려보자며 3년 전 이 프로젝트를 처음 생각해냈다. 반세기 넘게 자리를 지켜온 청계천 헌책방은 한창 성수기였을 당시 200여개 업체가 밀집해 있었지만 지금은 20여개로 줄어들 정도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곳이다.

‘설렘자판기’를 만든 ‘인액터스(Enactus)’ 연세대 지부 ‘책 it out(책잇아웃)’팀의 이현진(뒷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팀장, 최용우·현지윤 팀원, 허빈 회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의 한 건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종호기자‘설렘자판기’를 만든 ‘인액터스(Enactus)’ 연세대 지부 ‘책 it out(책잇아웃)’팀의 이현진(뒷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팀장, 최용우·현지윤 팀원, 허빈 회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의 한 건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종호기자


‘책 it out’이 보내는 ‘두근거리는 초대장’



책 판매 수입은 자판기 운영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제외하고 모두 헌책방 주인에게 돌아간다.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 처음 설치한 1호 설렘 자판기는 두 달 동안 총 700여권 판매, 4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문을 연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으로 위치를 옮긴 뒤에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색 아이템으로 입소문까지 났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헌책방 주인이 누구보다 학생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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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잇아웃팀은 다음 스토리펀딩 등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인 자금으로 앞으로 더 많은 설렘 자판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헌책방 거리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것이다. 이현진(21·연세대 경영학) 팀장은 “당장의 수입보다 젊은 소비자에게 헌책방 거리가 알려져 만족하는 헌책방 주인들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기사 보기 : ‘설렘자판기’를 통해 ‘책 it out’이 보내는 ‘두근거리는 초대장’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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