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연합뉴스한때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조중연(71)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회택(71) 전 축구협회 부회장, 김진국(66) 전 축구협회 전무이사, 김주성(51) 축구협회 사무총장 등이 축구협회 임원을 지내면서 공금을 무분별하게 사적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전 회장과 이 전 부회장 등 임직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업무 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로 220여 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 상당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축구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협회장에 오른 조 전 회장은 재임 시절 지난 2011년 7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월드컵 대회와 2011년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연맹 총회와 올림픽 도하 경기, 2012년 헝가리에서 개최된 국제축구연맹 총회와 국가대표 평가전에 부인과 동행하면서 부인의 항공료 등 약 3,000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 전 회장은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골프장 비용 1,400만원을 법인카드로 내기도 했다.
조 전 회장 외에도 축구협회 내에 부정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부회장은 골프장을 43회 이용하면서 법인카드로 총 800만원을 결제했으며 협회 전무이사에 오른 김진국씨와 ‘그라운드의 야생마’로 불렸던 인기 축구선수 출신으로 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주성씨 등 임직원들은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3,000만원을 사용했다. 그 외에 임원 이모(52)씨 등은 유흥주점에서 30회 걸쳐 2,3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으며 노래방에서 167만원을, 피부미용실에서 1,000만원 상당을 법인카드로 냈다. 또 다른 협회 직원 1명은 아내와 이혼한 사실을 숨기고 8년 동안 가족 수당 1,47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사기)로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결과 수사 의뢰를 받은 18명 중 12명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 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태가 다른 기관에서도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혐의가 포착되면 신속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