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시중금리도 연체이자도 낮아지는데...연체세율은 14년째 제자리

기재부 "재정 여건 등 감안"

사실상 별도 산정 공식 없어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일 “금융사가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지목한 것은 연체가산금리 인하다. 우리나라는 연체 시 약정금리에 6~9%포인트의 이자를 더 붙이는데 미국은 3~6%포인트, 독일은 2~5%포인트 정도다. 금융위는 11월 중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연체이자는 낮아지는데 이에 연동하는 연체세금 가산세는 14년째 꿈쩍하지 않고 있다. 세금을 체납하면 내는 가산세율의 경우 금융사 연체금리를 고려해 정하는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금융 당국의 인하 움직임에도 아무런 개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14일 기재부에 따르면 납세자가 국세를 내지 않거나 적게 내면 해당 금액과 기간, 금융사의 연체이자율을 고려해 가산세율을 정하게 돼 있다. 지금은 하루에 1만분의3으로 연으로 따지면 10.95%다.



금융위는 연체이자율을 최소 3%포인트 안팎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융위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시중은행들은 연체 시 추가되는 가산금리를 3%포인트 미만으로 낮출 여력이 있다고 봤다. 지금보다 3~6%포인트 정도 내려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지금의 세율을 유지할 생각이다. 기재부의 고위관계자는 “재정 여건과 외국 사례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금융위의 방침과는 별개로 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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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기본법은 연체세율을 정할 때 금융사의 연체이자 수준을 따지도록 했지만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정하고 있지 않다. 그 결과 기재부 뜻대로 세율을 정하게 돼 있다. 기재부도 “별도의 산정 공식은 없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연 10.95%라는 연체세율은 2003년 이후 14년째 유지되고 있다. 이전 연체세율은 18.25%였다.

문제는 시중금리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2003년 초 연 4%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5.25%까지 올라갔다가 계속 하락세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다. 상대적으로 연체세율은 더 높다는 의미인데 꿈쩍 않는 연체세율을 두고 납세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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