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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모델로 써봤지만...케이스위스, 美사모펀드로 넘어간다

이랜드, 적자 지속 美·유럽 사업부문 매각 추진

매각가는 인수가격인 2,000억 수준서 결정될듯

아시아 영업권 유지 조건...협상 쉽지 않을 수도





이랜드그룹이 인수 5년도 안 돼 케이스위스를 다시 미국계 자본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잔여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 의지를 다졌으나 재무구조 악화로 경영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티니위니에 이어 케이스위스까지 내놓으며 패션·유통 왕국을 노렸던 이랜드의 꿈도 멀어지는 모양새다.


14일 투자은행(IB)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의 미국과 유럽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주체는 패션 업계에 투자한 미국계 사모펀드(PEF)로 해당 업체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은 인수가와 비슷한 2,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스위스는 이랜드그룹이 지난 2013년 4월 약 2,195억원에 인수했다. 이랜드는 올해 3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300억원을 주고 지분을 정리하며 100% 지분을 갖고 있다.

1966년 설립된 케이스위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멕시코·독일·영국·네덜란드에 법인이 있다. 아시아에도 싱가포르와 일본에 법인을, 중국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주력인 테니스화·러닝화 등 신발을 앞세워 연간 2,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나이키·리복·뉴발란스의 뒤를 잇는 브랜드로 꼽힌다. 프랑스 부츠 브랜드인 팔라디움을 비롯해 수프라·피엘디엠·오츠 등도 거느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르까프를 운영하는 화승이 독점 유통·판매권을 가졌으며 최근 아이돌그룹 워너원을 모델로 기용하며 화제를 모았다. 운동화 중심의 상품 구성도 2030세대를 겨냥한 요가복 등으로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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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케이스위스에 애정을 기울여왔으나 인수 당시부터 문제로 지적된 적자 경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적자 기업을 인수해 이듬해 흑자전환시켰으나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역시 상반기에 54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진출에 역점을 뒀다가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경영 방침이 바뀌면서 아시아에 집중하기로 한 점도 매각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케이스위스를 매각하더라도 아시아 지역에서 독점 판매권은 유지한다는 게 이랜드의 입장이다. 이랜드그룹은 인수자와 주주 간 계약을 맺거나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해 이랜드그룹이 아시아 지역에서 케이스위스 경영권을 보장받는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이 점이 매각 과정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스위스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으며 오는 2018년까지 250개 매장에서 연간 2,500억원의 매출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팔라디움도 2014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뒤 지난해 매출이 1년 만에 45%나 뛰어올라 4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온·오프라인 매장만 320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중국의 20대 여성 사이에서 부츠 형식의 팔라디움 운동화가 인기를 끌면서 여기에 어울리는 바지를 따로 디자인해 판매할 정도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내 온라인 유통망을 키우기 위한 물류 시스템 등 투자도 구상하고 있다. 이미 그동안 인수했던 유럽의 의류·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코치넬레 등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현지 고급패션 시장을 공략해왔다. 이랜드그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랜드그룹은 업종은 패션과 리테일, 지역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동안 티니위니·모던하우스 등을 매각해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케이스위스 매각 등을 통해 추가로 3조원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랜드월드의 패션 사업부문을 분할해 상장하고 호텔·레저·식음료 등 비주력 사업과 유휴 부동산 매각 등의 자구안을 세운 상태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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