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또 뒤통수 맞는 靑...文 "이런 상황에선 대화 불가능"

"전술핵 등 카드 버린채 NSC·군사훈련만 반복한 결과"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도발을 감행하면서 청와대는 또 뒤통수를 맞게 됐다.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 등 북한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카드는 스스로 버린 채 의례적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군사훈련 등만 반복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후 약 한 시간 만인 오전8시부터 71분간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으로 엄중히 규탄하고 분노한다”며 “다른 나라의 상공을 가로질러 미사일을 발사한 행동은 국제규범을 무시한 도발 행위로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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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고 변화시킬 단호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우리에게는 도발을 조기에 분쇄하고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군에는 “한미 간 합의한 미사일 지침 개정을 조기에 마무리해 우리의 억제 전력을 조속히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외교부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중 “대화가 불가능하다”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는 언급은 이전보다 수위가 올라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청와대의 대응은 이전과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북한 도발이 발생하면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수위가 높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전체회의로 전환한 후 북한을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군사훈련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도 요청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NSC 모두 발언 중 “규탄하고 분노한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언급은 지난 3일 NSC 전체회의 모두발언과 같았고 동해상에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청와대의 인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대책 자체가 겉돌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지금 같은 패턴으로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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