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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악플러 고소' 강다니엘·윤지성, 꿈과 맞바꾸기엔 너무 큰 상처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말을 하기엔 과연 그 무게를 어디까지 견뎌야 하는 걸까.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꽃길을 막 걷기 시작한 가수들 앞에 다시 한 번 악플이라는 장애물이 등장했다.

15일 오후 워너원 강다니엘과 윤지성의 소속사 MMO 레이블 측 관계자는 “강다니엘과 윤지성이 지난 달 31일 서울 용산 경찰서에 악플러 고소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며 “선처 없이 강경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사진=YMC엔터테인먼트


앞서 강다니엘과 윤지성은 워너원 공식 데뷔에 앞서 지난 7월 인신공격 및 성희롱에 가까운 악의적인 내용을 게재한 악플러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데뷔의 기쁨만 누리기에도 채 모자랄 시간에 강다니엘과 윤지성은 알게 모르게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워너원 데뷔 앨범의 마지막 음악 방송 무대였던 MBC뮤직 ‘쇼!챔피언’에서 3주 연속 1위(트리플 챔피언)이자 음악 방송 13관왕에 달하는 대기록을 달성한 바로 다음날 강다니엘과 윤지성은 경찰서로 향한 셈이다.

그동안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 방송 내내 보여준 높은 화제성과 영향력과 비례해 이를 향한 부작용이 속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국민 PICK’이라는 이름하에 이 또한 관심이라고 긍정적으로 여기기에는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섰다.

이는 최종 11인에 선정된 워너원 멤버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앞서 사무엘, 임영민, 김동현, 주학년, 김용국, 김시현 등 여러 ‘프듀’ 출신들이 어린 나이에 악의성 짙은 비방, 인신 공격성 발언, 허위 사실과 악성 루머, 성적인 발언들까지 감내하며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렇다면, 프로그램 방송 기간과 워너원 활동 종료까지 채 반년도 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프듀 출신들이 이토록 고통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참가자들 간의 대결이 펼쳐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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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경스타 DB/사진=서경스타 DB


사실 11명이라는 제한된 인원, 그 가운데서 연습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 환경으로 인해 일명 ‘견제픽’으로 각 팬덤 간의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고, 정해진 방송 분량에 비해 월등이 많은 참가자를 비추려 하다 보니 편집으로 인한 분량 차이나 왜곡도 존재했다. 특정 회차에서 다소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연습생들은 방송 직후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비난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이와 함께 높은 애정에서 나온 부작용도 있다. 잠자는 모습, 씻지 않은 모습, 땀 흘리며 연습하는 모습 등. 방송을 통해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됐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여타 아이돌과는 다른 친근함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국민프로듀서’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지지하게 됐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1~20대 세대에 집중된 것에 반해 ‘프듀’ 출신 가수들의 팬 층이 폭 넓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꽃길만을 걷기를 바라는 것은 팬이라면 모두가 바라는 마음이겠지만, ‘내 손으로 탄생시킨 가수’라는 일부 팬들의 지나친 애정과 자부심이 때로는 그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이제는 연예인들과 악플이 마치 인기를 얻기 위해 거쳐 가야 할 필수코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말들 한다. 그 나이에 쉽게 경험하기 힘든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는 대신 그 정도의 피해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하지만 설사 그것이 ‘말’뿐이라 하더라도 절대 폭력은 정당화 할 수 없다.

한 팀이 1년 안에 이루기도 힘든 대기록들을 쏟아냈다고는 하지만 워너원은 이제 데뷔한 지 겨우 두 달 차 가수다. 잘못한 게 있다면 응당 대중의 따끔한 지적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적어도 아직은 이제 막 꿈을 이룬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때지 않을까. 시기와 질투든 혹은 그것이 애정이든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인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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