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은행계 PE '바이아웃 투자' OUT…'자산운용업' IN

"보수적 특성에 잦은 임원 교체

독립계 PE와 경쟁서 승산없다"

실적 부진에 대체투자분야로

신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준비

우리는 3,000억 펀드 결성 성과

他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전략

1815A23 신한


은행계 사모펀드(PE)들이 실적 부진에 자산운용업으로 업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은행계 PE들은 기업지분투자후 경영에 참여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바이아웃(buy out) 투자로는 더 이상 실적을 낼 수 없다고 판단, 계열사들과 손잡고 부동산, 인프라 등 확대되고 있는 대체투자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랙스톤, 칼라일 등 세계 굴지의 PE들이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달 초 사업정관에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추가했고, 이르면 이달 중 금융당국에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PE는 지난해 7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하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PE운용은 자산운용업 진출 1년 만에 약 3,000억원이 넘는 펀드 모집을 끝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민간투자사업, 발전,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은행업권의 PE들이 자산운용업 진출을 결심한 데에는 독립계 PE들과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자체 조사 결과 때문이다. 은행계 PE는 안정적인 투자만을 진행하는 은행의 보수적인 특성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독립계 PE와 비교했을 때 의사결정과정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한PE는 9년 동안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지 못했고, 우리PE도 5년 간 자금을 모집하지 못해 펀드를 설정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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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이 자주 교체된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이다. 임원의 교체가 잦은 은행업권의 특성상 우리PE는 2~3년에 한 번씩 대표가 교체되는 등 수장이 바뀔 때 마다 전반적인 투자 전략이 변경됐다. 업계에서는 잦은 대표 교체로 은행계 PE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PE들은 그룹의 눈치를 보느라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며 “투자자금 회수 과정에서도 금융그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으로 변신한 은행계 PE들은 대체투자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를 내세워 해외 및 대체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와 신한금융투자가 좋은 투자 건을 발굴해 신한PE와 신한생명와 연계해 투자가 이뤄지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신한PE는 안정적인 구조로 자금 회수 성공률이 높은 우량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경험적으로도 메자닌 투자가 신한PE의 투자스타일에 적합하다는 내부판단도 나오고 있다. 2012년 신한PE는 스톤브릿지와 손을 잡고 SK인천석화에 8,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투자했고, SK인천석화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10% 후반의 내부수익률(IRR)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존에는 신한PE가 경영참여형 PEF를 주로 설정했지만, 금융지주 차원에서 회사를 키우기 위해 메자닌,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산운용사 라이선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PEF들도 정통 바이아웃 투자 외 플러스 알파로 대체투자를 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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