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유엔 첫 연설 앞두고...美 외교안보 3인방, 北에 최후통첩성 경고

맥매스터 "북 핵무기 위협 불용"

헤일리 "안보리 옵션 거의 소진"

中·러시아 압박 의도도 담겨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끄는 수장 3인방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도발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며 군사옵션 가능성을 언급하는 최후통첩성 경고 메시지를 일제히 날렸다. 지난 15일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상의 북측 도발에는 무력조치도 불사하는 강력 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3인이 방송에 잇따라 등장해 대북 군사옵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단 하나 남은 것은 군사옵션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ABC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우리 국민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제재와 외교에서, 그리고 필요하다면 군사옵션을 준비하는 것에서 정말 시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맥매스터 보좌관과 함께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했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이날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이어가면 파괴될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CNN에 출연해 “안보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거의 소진됐다”며 “가능성 있는 모든 방안을 시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테이블 위에는 군사옵션도 많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옵션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결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북 이슈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한 발언도 “빈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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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3인방의 이 같은 발언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유엔 연설과 북측의 유엔 대표단 파견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의 유엔 데뷔를 앞두고 대북 압박을 위한 회원국들의 단결과 중국·러시아의 행동을 촉구하는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유엔 총회에서 암중모색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메시지도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대북 전략을 ‘평화적인 압박 작전’으로 소개하고 북핵 문제를 세계 각국과 협력해 최대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강조하면서 “이 모든 것은 북한을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우방국들이 속속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에 나서면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안보리 제재 대상인 김동호 베트남 단천상업은행 대표를 자진 출국 형식으로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신분인 김 대표는 안보리가 6월 대북 결의 2356호를 채택하면서 블랙리스트에 추가로 올린 개인 14명 중 한 명이다. 베트남은 북한 국적자에 대한 비자 발급도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손철특파원 이수민기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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