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의 '별명 정치'

김정은 '로켓맨'·힐러리 '사기꾼'…특유의 작명으로 정적 깎아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했다. /트위터 캡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했다.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칭하며 반복되는 미사일 도발을 조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종종 활용해온 ‘별명 공세’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꼬마 루비오’부터 ‘사기꾼 힐러리’ 등 주로 국내 정적들을 대상으로 공세를 퍼부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국외 인사의 별명을 지어 공격을 퍼붓기는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로켓맨’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알파벳 아홉 글자로 대통령은 김정은을 조롱하고 북한의 미사일 무기를 하찮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로켓맨’은 팝스타 엘턴 존이 지난 1972년 발표한 동명의 노래 가사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정적을 깎아내리기 위해 별명을 짓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공격기술이다. 지난해 3월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맞수였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에게 ‘꼬마(little) 마코’와 ‘경량급(lightweight) 마코’라는 별명을 붙여 지명도가 낮은 약점을 집중 공격했으며 대선에서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선 초반 ‘무능력한 힐러리(incompetent Hillary)’, e메일 스캔들 이후에는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lary)’라고 부르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의원에게는 인디언 원주민 추장 딸 이름인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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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호적 성향을 보인 NBC방송의 진행자 척 토드에게는 ‘졸린 눈의 척 토드(Chuck ‘Sleepy Eyes’ Todd)’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의 별명정치와 관련해 위스콘신대의 한 커뮤니케이션 학자는 앞서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적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접두사처럼 붙여 상대방의 스캔들과 골칫거리를 동시에 언급하게 하는 교활한 정치적 술책”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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