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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500% 수익…대박 터트린 국민연금 해외인프라 투자

1,800억어치 사들인 英 개트윅 공항 지분 5~6배 수익

美 송유관도 연 수익률 6~7%…작년 총 투자 10조 넘어

"환금성 낮고 정책·환율 변동 리스크 커 주의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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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해외 인프라 투자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공항·송유관·항만·도로 등의 지분에 직접 투자해 지분 가치 상승과 배당수익, 환율 효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 인프라 중 영국의 개트윅공항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국민연금은 영국 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국제공항인 개트윅공항 지분에 1,800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총 500%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내부에서 비교적 투자규모는 적지만 가장 높은 투자 수익률을 거둔 사례”라며 “지분 투자 이후 경영권이 글로벌 펀드로 넘어가면서 흑자로 전환하고 배당 수익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개트윅공항은 2010년 민간 투자사인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 펀드가 41.9%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주 국부펀드(17.23%), 아부다비 투자청(15.9%),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12.78%)에 이어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지분 12.14%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국부펀드가 지분을 취득하며 민영화된 개트윅공항은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운송에 특화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 펀드가 경영을 맡으면서 실적이 상승했다. 개트윅공항의 규모는 영국 내에서 히드로공항에 이어 두 번째지만 직항로 숫자는 히드로와 같은 162개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좌석 수용량 성장률은 36.2%로 히드로(5.72%)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13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하면서 2017년까지 3년간 2억5,000만파운드(약 3,800억원)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미국의 송유관 투자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확보된 투자처다. 국민연금은 2010년 미국 텍사스와 뉴저지까지 연결하는 최장 송유관인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의 지분 23.44%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연료수송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은 연 6~7%의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 허리케인 하비로 일부 연료 주입 서비스가 중단됐으나 전체적인 수익률에는 큰 손실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국민연금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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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글로벌 인프라 가운데 호주 멜버른의 유료도로인 이스트링크도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국민연금은 2011년 이스트링크에 3,77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멜버른 항구의 50년 운영권에 4,200억원을 출자했다. 동유럽 국가 가운데는 폴란드의 지상파 방송 기간시설인 에미텔통신타워를 2,600억원에 인수했다.

국민연금의 인프라 투자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모펀드(PF)나 은행권이 대출 형태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리스크가 있지만 지분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 대부분은 안정적이지만 수익은 낮은 선순위 대출 형식으로 해외 인프라에 투자한다”면서 “국민연금은 거대한 규모를 앞세워 글로벌 국부펀드와 공동 투자하면서 투자 경험과 정보·네트워크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인프라 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투자를 시도한 지 7년 만인 지난해 투자규모는 10조원을 넘어 국내 인프라 투자(8조원)를 앞질렀고 주식·채권·부동산 등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모든 종류의 자산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최근 3년간 평균 투자 수익률은 11.58%를 기록해 시장 평균에 해당하는 벤치마크 수익률(8.94%)을 뛰어넘었다. 다만 해외 인프라 투자는 금융투자와 달리 환금성이 낮고 부동산 가치나 정책 변화, 환율 변동에 따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 중 가장 성공작이라는 개트윅공항도 배당의 전제였던 영국 정부의 공항 확장 지원이 사실상 무산되고 경쟁사인 히드로공항에 30조원 규모의 활주로가 추가 건설되기로 하면서 수익률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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