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월가 "韓 제조업 위기" 우려에 김동연 "한국경제 믿어달라"

■ 뉴욕서 한국경제 IR

文정부 경제정책 방향 등 투자자들 행사전부터 큰 관심

김동연, 무디스 찾아 "북핵 영향 제한적..혁신성장 지속"

“요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 문제가 최대 화젯거리입니다. 하지만 경제 중심지인 뉴욕의 분위기는 달라요. 북핵 리스크나 탄도미사일 발사보다는 한국의 새 정부가 어떤 경제철학을 갖고 있고 이것이 외국인들의 한국 직접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항이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여는 국가 투자설명회(IR)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만난 월가 투자자가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특히 월가 투자자들은 한국의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정부가 IR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월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무디스 본사에서 최고위급 인사와 만나 북한 리스크 대응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길에 동행한 김 경제부총리는 이날 무디스 본사에서 리처드 켄터 부회장, 로버트 파우버 사장 등과 만났다.

무디스 측은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각과 대응 방향을 질의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시장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필요 시 적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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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일본·영국·프랑스 등 우방국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과도 국제적인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에 대해 “혁신생태계 조성, 규제개혁, 혁신자본 확충 등을 통해 추진할 것”이라며 “실패할 경우 재기할 수 있는 혁신 안전망 강화, 혁신거점 조성 등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20일 미국에서 국가 IR인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행사를 연다고 하니 뉴욕 비즈니스맨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정부 관계자들은 참석을 요청하는 미국 등의 당국자 및 경제계 인사들의 레벨이 매우 높고 참가를 희망하는 반응도 예상보다 더 뜨거워 굉장히 고무된 분위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계나 정계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분배에 경도돼 성장을 등한시한다거나 대기업과 자본시장을 쥐어짜려 한다는 식으로 오도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문 대통령의 국가 IR 행사 참석은 문재인 정부가 성장의 청사진도 충분히 갖추고 있고 기업 규제의 합리적인 개선에 대한 의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전 세계 첨단기술 개발과 신생기업 창업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문 대통령이 경제철학을 밝힌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해온 경제정책의 골간은 공정한 경제질서를 통해 신생 및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시킨 4차 산업혁명을 일으켜 경제구조를 혁신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국가 IR에서 문 대통령이 전할 메시지는 뉴욕을 중심으로 하는 전 세계 기업인과 투자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청와대 경제참모들은 자신했다.

현 정부의 일자리와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 전략도 이번 뉴욕 IR를 계기로 한층 더 국제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수출 편향 경제구조를 내수와 균형을 맞추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국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고 국가 재정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은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을 통해 우리 정부가 제언받아온 내용”이라며 “문 대통령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나 공공 부문을 마중물로 하는 일자리 확대 정책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정책 권고와도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이번 뉴욕 IR 행사 이후 해소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할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요인은 있다. 월가 투자자는 “해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한국 성장의 기반이 돼온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삼성전자 등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현대차·포스코처럼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에 단골로 편입해온 기업들의 입지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현 정부가 고용 확충과 공정경제질서 강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노동정책이 해외기업·투자자들에게도 경영환경 악화로 인식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설계와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뉴욕=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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