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50돌 녹십자 "백신명가 넘어 세계 신약시장 주도"

국내 최초 B형 간염 백신 개발

업계 첫 누적수출액 2억弗 돌파

美임상으로 신약 해외진출 고삐

허일섭 회장 "글로벌 제약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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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녹십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기업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반세기가 ‘백신 명가’의 입지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향후 50년 동안 신약 개발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녹십자는 추석 연휴를 감안해 기념식을 앞당겨 오는 29일 개최한다. 녹십자는 지난 1967년 설립된 동물용 백신 개발 업체 ‘수도미생물약품’이 전신이다.


120년 역사의 국내 제약산업에 비춰 보면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지만 지난 50년에 걸친 녹십자의 발자취는 국내 최초·최대·최다로 요약된다. 1983년 국내 최초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했고 1987년에는 국내 제약사 처음으로 에이즈 진단시약을 출시했다. 1988년에는 행성출혈열 백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2009년에는 신종플루 백신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녹십자는 국내 제약기업 중 가장 많은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면서 전량 외산에 의존했던 백신 국산화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국산 의약품 수출도 녹십자를 빼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 제약산업이 내수에 치중했던 1972년 한해 동안 45만달러를 수출하며 국내 의약품 수출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린 후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두드린 녹십자는 2014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누적 수출액 2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지난 2014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독감 백신 입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도 3,700만달러(약 410억원) 규모의 입찰에 성공하는 등 녹십자의 독감 백신 누적 수출액은 2억달러(약 2,300억원)를 넘어섰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백신 시장에 뛰어들어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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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의 글로벌 진출은 이제 수출을 넘어 현지 진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중국에 연간 30만ℓ 규모의 혈장 생산공장을 확보했고 올해 말 100만ℓ 규모의 캐나다 혈장 생산공장이 준공되면 국내까지 합쳐 총 270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한다. 단일 제약기업으로는 글로벌 5위 규모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혈액제제 ‘아이비 글로불린 SN’,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F’를 이미 국내에 선보인 데 이어 미국 출시를 목표로 임상시험 중이다. 혁신 신약인 B형 간염 치료제 ’GC1102‘는 세계 최초 간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마쳤고 대장암 치료제 ’GC1118‘도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 1조1,97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7.3%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지난 2014년부터 전체 매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849억원에 이어 2015년 1,019억원, 지난해 1,170억원 등 매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연구개발 투자도 녹십자의 신약 경쟁력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뤘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묵묵하게 나아가야 하기에 50주년 기념식을 조촐하게 치를 계획”이라며 “창의도전·인간존중의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정진을 계속 이어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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