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러브그로브 "도자기에 큰 관심…韓서 영감얻은 작품 만들고 싶다"

런던 디자인페스티벌서 만나

"사찰 등 자연·전통문화 훌륭

대한항공 등 기업과 작업하고파"

아이맥·워크맨 디자인 이끈 거장

LGD '메두사' '피로좀' 협업 이어

삼성전자 '기어S4' UI 제작 맡아

영국 출신의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블룸버그영국 출신의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블룸버그


24일(현지시간)까지 영국의 빅토리아앤드앨버트박물관에서 열린 런던 디자인페스티벌. 영국 출신의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가 이탈리아의 소재 기업 알칸타라와 컬래버레이션해 만든 설치작품 ‘트랜스미션(사진)’이 16세기 초 제작된 태피스트리(다채로운 선염색사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와 함께 전시돼 있었다.

공식 전시가 시작되기 전날인 지난 15일 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러브그로브는 방 안을 가득 채운 25m의 거대한 작품에 대해 세월이 흐르면서 빛바랜 태피스트리의 색감을 떠올리며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이 방에 오면 평화를 찾는다”며 “이 작품은 현대적이면서도 이국적으로 방 전체를 무대로 삼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캡틴 오가닉’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자연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최근 역사와 전통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와 현대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도록 재탄생한 이번 빅토리아앤드앨버트박물관 내부의 공간도 이러한 작업들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로스 러브글로브의 2017년작 ‘트랜스미션’./사진제공=알칸타라로스 러브글로브의 2017년작 ‘트랜스미션’./사진제공=알칸타라



그러면서 러브그로브는 한국 기업들과 일하며 한국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며 다음에는 한국에서도 트랜스미션과 유사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한중일 3국 문화에 대한 조예를 드러내며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사찰 등 한국의 자연과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특히 도자기라는 소재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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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그로브는 1980년대 애플 아이맥, 소니 워크맨 등의 제품 디자인을 맡아 전자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해 4월에는 LG디스플레이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해파리·심해생물을 모티브로 한 ‘메두사’ ‘피로좀’이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디자인했다.

그는 최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S4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UI의 밑그림을 보여준 그는 “예술은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작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내가 디자인한 작품이 버려지는 것을 볼 때 마음이 아파 칫솔 하나도 버리기 힘들다”는 순수예술 작가와 다른 산업디자이너로의 독특한 감성과 애로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러브그로브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기업을 묻는 질문에 대한항공을 꼽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대한항공이 선택한 색감은 아름답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디자인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보여 눈을 감게 된다”는 것이 이유다.

/런던=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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