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격추" 위협에 美 "험악한 해결책 있다"..10월 위기설 고조

■ 북미 말폭탄 넘어 무력행사 조짐

리용호 "모든 자위권 보유" 내달 수소탄 실험 강행 가능성

美, 핵항모 출격 예상..해상봉쇄·핵시설 정밀타격 등 고려

리용호(가운데) 북한 외무상이 25일 뉴욕의 유엔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한 뒤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리용호(가운데) 북한 외무상이 25일 뉴욕의 유엔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한 뒤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먼저 선전포고를 한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무력 맞대응을 선언하고 미국은 이에 맞서 다시 북핵을 군사 옵션으로 다스리겠다며 재차 강력 경고했다. 유엔 총회장을 말폭탄 잔치로 만들어버린 미국과 북한의 극한 대립이 점입가경을 넘어 실제 무력행사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급격히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서 언급했던 태평양 수소탄 실험을 실제 감행하거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 정교화 실험, 더 나아가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10월 위기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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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숙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주 말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말로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북한은 이를 격추할 권리를 포함한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태평양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운운하며 추가 무력도발 가능성을 내비친 데서 더 나아가 미국을 직접 겨냥한 군사적 대응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이다. 미국에 전면 대응을 선언한 만큼 향후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북한의 당 창건일인 10월10일 전후로 이달 15일 발사했던 IRBM 화성-12형을 괌 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험 발사를 한다거나 ICBM인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B-1B처럼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SL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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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정경두(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빈센트 브룩스(〃 두번째)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열병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정경두(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빈센트 브룩스(〃 두번째)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열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의 군사대응에 미국은 더욱 강력한 군사적 응징을 경고한 상황이다. 미 안보 당국은 리 외무상의 기자회견 직후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도발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다룰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복수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달 말 핵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를 한반도 인근에 투입해 한국 해군과 합동훈련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레이건함은 2003년에 취역한 니미츠급 핵항모로 슈퍼호넷(F/A-18) 전투기 등 항공기 80여대가 탑재돼 있어 한반도 해상에 파견될 경우 B-1B 랜서 출격 이상의 대북 무력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기를 바라지만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미 전쟁학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획득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협을 완전히 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며 “일부는 다른 해결책보다 더 험악하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앞서 트럼프 정부가 △해상 봉쇄 △사이버 공격 △특수부대 투입 등의 저강도 대북 무력 옵션을 상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 핵시설의 정밀 타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위협한 데 대해 심각하게 본다”면서 “국방부는 지난주 말 군사적 선제타격을 비롯한 대응방안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정영현기자 runiron@sedaily.com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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