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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스튜어드십 코드의 다른 이름 대화형펀드

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와 자본 시장의 성숙도를 고려할 때 일본의 사례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 고령화와 더불어 투자인구의 감소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꾸준하게 위험자산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점이 특징이다. 막대한 가계 저축으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지난 2000년 7%대였던 위험자산의 비중이 2015년 이후 20%를 넘어섰다. 절대 규모로 보면 2000년대까지 100조엔이던 규모가 200조엔을 돌파했다. 위험자산군 안에서도 펀드 등의 투자신탁 형태가 50%에 육박하며 위험자산 투자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도 눈에 띈다.

주목할 부분은 투자신탁의 확대가 어떻게 이뤄지느냐다. 우리나라는 사모펀드가 성장하는 데 있어 부동산과 특별자산이 성장을 주도했다. 주식과 관련한 비중은 5% 내외일 정도로 주식 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형태로 다양성이 확대됐다.


일본은 10조엔 수준이던 EGS 투자 규모가 50조엔을 넘어서며 전체 투자신탁 시장의 25% 비중까지 성장했다. 2015년 일본 최대 운용기관인 GPIF가 책임투자원칙에 서명하고 환경(Environmental), 거버넌스(Governance), 사회(Social) 투자에 주력할 것을 천명했다. 2014년 본격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에서는 책임투자와 투명성, 적극적인 주주참여 행동주의에 기반한 대화형펀드가 등장했다. 대화형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가 주주로서 투자 대상 기업 경영자와 대화를 통해 경영·기업가치 향상에 적극 참여하는 액티브펀드의 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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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는 지속적인 투자 대상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사업기반 강화에서 중장기적 사업전략, 투자전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 간다. 대화형펀드는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핵심인 수탁자(대리인)의 책무와 역할이 가장 실질적으로 구현된 펀드 형태다.

외형상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형 사모펀드는 다양한 자산군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가는 긍정적인 모습도 있으나 블라인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형태가 많다. 일부 메자닌·부동산처럼 특정 펀드의 유행에 따라 운용자산이 편중되기도 한다.

올해 7월부터 국내에도 운용사·금융권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천명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연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내가 투자한 회사의 최고경영자와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내가 투자한 돈이 기업과 사회의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경로를 투명하게,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살펴볼 수 있는, 그야말로 수탁자(운용대리인)를 마음 편하게 믿고 맡겨볼 수 있는 한국형 대화형펀드의 등장을 기다린다. 소통의 시대다.

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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