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인 폴랴지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26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아마존 내 ‘국립 구리·광물 보존지역(Renca·렝카)’을 개발하겠다는 대통령 포고령을 취소하는 새로운 포고령을 발표했다.
면적이 스위스와 비슷한 4만6,450㎢에 이르는 렝카에는 금·철광석·구리 등이 대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군사독재 정권 말기인 1984년 환경보호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를 해제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해 환경파괴 논란이 일었다.
다만 브라질 광업에너지부는 성명에서 “브라질은 광업 분야에서 더 많은 일자리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지역 경제를 위해서도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혀 렝카 개발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시사했다.
■경제난에도 철회한 이유는
국내외 쏟아지는 비판여론 의식
“대선에 악영향 줄라” 일보 후퇴
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을 고심하는 테메르 대통령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던 아마존 개발에서 물러선 것은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새 포고령 발표 직후 “어떤 대통령도 여론의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이번 결정은 숲을 파괴하고 팔아치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의 승리”라고 밝혔다.
더구나 ‘좌파의 아이콘’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렝카 문제를 발판 삼아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도 테메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내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룰라 전 대통령은 다음달 아마존이 있는 브라질 북부지역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룰라계의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 상원의원도 아마존 개발 계획을 ‘사기행위’라고 비판하며 룰라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여론조사기관 MDA가 전국교통협회(CNT)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지지율은 10.1%에 그친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의혹에도 지지율 20.2%를 얻어 차기 대선주자 중 선두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