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셀트리온 "정치 리스크 커 해외공장 짓겠다"

서정진, 해외 투자자 요청에

'3공장 국내 건립' 계획 바꿔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할 것"

주총서 코스피로 이전 결정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7 셀트리온 임시 주주총회’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송도=권욱기자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7 셀트리온 임시 주주총회’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송도=권욱기자


해외 투자가들의 한국 정치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바이오 선두기업인 셀트리온이 애초 국내에 세우려던 공장을 해외에 건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북핵 문제와 노동정책 등 정치 리스크가 자칫 국내외 기업의 ‘코리아 엑소더스’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다.


서정진(60·사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인천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원래 3공장은 국내에 세울 예정이었으나 국내 정치이슈에 민감한 해외 파트너들의 요청 등에 따라 해외에 짓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공장 신설에 대한 논의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3,000억원을 투자해 송도 제1공장 증설하고 제3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셀트리온은 제1공장을 현재 5만ℓ에서 10만ℓ 규모로 늘리고 제3공장을 최대 12만ℓ 규모로 송도에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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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셀트리온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핵심 시설인 제3공장을 해외에 짓겠다는 것은 한반도 정세 급변으로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기면 의약품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환자의 생명과 연관된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생산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 해외 판권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뢰관계가 깨지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서 회장은 “제3공장도 한국에 지으려고 했는데 최근 해외 파트너사들이 전쟁 가능성 얘기를 많이 한다”며 “전쟁이 나면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 제기해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중국·인도·동남아 등을 제3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사태로 국내 기업이 신규 공장을 해외에 건설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최근 북핵뿐 아니라 최저임금 등 노동정책 리스크로 방직업체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하는 등 정치 리스크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셀트리온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했다. 내년 1~2월께 이전상장을 마치면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순위는 현재 코스닥 1위에서 코스피 17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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