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카탈루냐 독립 투표 강행 “우리의 건리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

카탈루냐 독립 투표 강행 “우리의 건리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카탈루냐 독립 투표 강행 “우리의 건리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州)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1일(현지 시각) 카탈루냐 전역에서 진행됐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투표를 강행하고 스페인 중앙정부가 경찰력을 총동원해 투표 차단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투표는 현지 시각 오후 10시(한국 시각 2일 오전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독립 왕국이었다가 1714년 스페인에 편입된 카탈루냐주는 인구가 750만명으로,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으로 고유 언어·문화를 유지하고 있고, 분리·독립 욕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표 유권자는 530만명.

이날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되면서 투표에 참가하려는 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날 오전 현재 33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카탈루냐 주정부는 전했다. 경찰관도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BBC는 “일부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저항하는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쏘고 곤봉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경찰 1만7000명과 카탈루냐 주도(州都) 바르셀로나 인근에 주둔하고 있던 중앙정부 소속 시위 진압 경찰 1만명을 현장에 투입해 투표소를 봉쇄하고 투표함과 투표용지를 몰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중소 도시에서는 시위대와 시민들이 소수인 경찰 병력을 에워싼 채 투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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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카탈루냐는 한 치 양보가 없었다. 카탈루냐 측이 투표 전날 “1000여 개의 지자체 곳곳에 투표소 2315곳을 마련했다”고 밝히자, 엔릭 미요 고위 중앙정부 파견관은 “경찰이 이미 투표소 1300곳을 봉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선거 투·개표 관련 컴퓨터 시스템도 막았다. 자치정부는 이에 맞서 주민들이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의 권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 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탈루냐 주의회 관계자는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인 100만명 이상이 참여한다면 압도적 성공”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페인 중앙정부는 투표 자체가 위헌으로 무효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은 긴장 속에서 이번 투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 스코틀랜드와 벨기에 플랑드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 프랑스 코르시카 등 유럽 내 다른 분리 독립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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